2021. 6.12.흙날. 맑음

조회 수 334 추천 수 0 2021.07.07 23:32:26


 

이른 아침 아침뜨락부터 걷다.

비와 멧돼지가 쓰러뜨린 것들을 본다.

수레국화들이 드러누웠다.

지느러미길 아래쪽으로 여러 곳에 발자국들이며 헤집어놓은 땅이 보였다.

다행히 그 위로는 상처입지 않았다. 그래 보아야 미궁과 밥못.

맥문동 쪽이 헤쳐졌고, 회양목 안이 파였고, 수선화 구역과 튤립 구역에 발자국이 늘렸다.

오메가 위쪽 철쭉 아래가 깊이 패였고,

역시 대나무 수로와 이어진 실도랑이 뒤집어져 온통 난장판이었다.

돌무데기도 헤쳐졌고.

아고라로 드는 양쪽 철쭉 무더기 뿌리 쪽도 다쳤고,

지느러미길 광나무 아래로는 어지럽게 발자국들.

천천히 수습을 해야지.

보아하니 가까이에서 멧돼지가 새끼를 낳은 모양.

그러면 오래도록 떠나지 않을 텐데.

주에 한두 차례 드나들고 있는 듯.

그들을 잡지 않는다면 달래 방법이 없는.

그래, 너희들은 너희들의 일을, 나는 나의 일을 하겠다.

하나씩 뒷수습해 보자.

햇발동 앞 쪽으로 줄 선, 한창 익어가는 블루베리가 마음을 풀어주었네.

학교에서는 대문 앞 화단둘레며 소나무 둘레에 풀을 맸다.

 

인근 도시로 이제야 차의 금간 앞 유리창을 바꾸러 차를 보내고,

저녁에는 여러 식구들이 오랜만에 밥상에 모였다.

그간 보지 않았던 것도 아니나

쌓여있던 메일들에 답하다, 문자들도.

 

슬슬 연어의 날 준비가 이어질.

남은 6월을 다 쏟을.

풀과, 풀에서, 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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