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의 날 막바지,

바삐 떠나는 걸음 대신 무리하게 갈무리글 쓰는 걸 포기하고 여유로이 낮밥을 먹었습니다.


아래는 다녀간 뒤 닿은 글월 몇입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조차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겼습니다.

괄호 안의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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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먼저 연어의 날너무 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참 좋았습니다.


12살 때부터 물꼬에 오던 제가 벌써 단순한 공부, 성적 걱정을 넘어 이젠 취업 걱정까지 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온통 걱정 뿐인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일까요. 대학생활 도중 물꼬가 정말 많이 생각났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물꼬는 저에게 마치 같은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공간 자체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이러한 공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12일 동안 힘을 빼고 각자 열심히 사는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재미있게 잘 웃다가 쉬고 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인연을 만들어주고 밥 한 끼 같이 먹고, 수다 떨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준 물꼬에게 항상 감사함을 느낍니다


연어의 날을 통해 나의 마음, 감정들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시간들을 살면서 이제는 용기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를 위해 더 많이 감정을 느끼고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물꼬사람들을 보며 많이 합니다

물꼬는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의 학교로써 더할 나위 없이 양질의 배움을 받아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한 배움과 사랑을 받고 이 사랑으로 저는 또 살아갑니다


제가 느끼는 행복과 사랑을 다른 사람들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옥쌤의 꽉 차고 단단한 사랑이 물꼬를 이끌어가고 있듯이 저도 물꼬를 오래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니까요 ㅎㅎ 


긍정적인 기운으로, 감정으로 물 흐르는 듯이 자연스럽게 지내고 있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애쓰셨습니다. 사랑합니다!

  

<일정>

 

1일차

너무 감사하게도 여의도 증권맨(* 기표샘)의 차를 타고 휘령쌤, 혜지쌤과 물꼬에 들어갔다. 계자와 다르게 부모님들까지 한 공간에 있으니 새로웠다. 도착해서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차려주신 맛있는 점심밥을 먹었다. 이렇게 잘 차려진 집밥이 얼마만인지.. 마음이 정말 따뜻해졌다. 든든한 식사를 마친 후 청소구역을 나누어 청소를 진행했다. 일하는 도중 준비해주신 식혜 한 잔을 딱 먹었는데 갈증이 싹 해소되면서 그 맛에 짜릿함을 느꼈다. 청소로 땀을 쫙 빼고 든든한 저녁밥을 먹었다

 

- 시인 이생진 선생님의 말씀과 노래, 연주 :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집중 할 수 있었던 만큼 인상 깊었던 시간이었다. 음악과 어우러지는 시와 말씀을 들으면서 글로 표현되지 않는 마음의 울림을 느꼈다.

 

- ‘사람 책’ : 각자 사는 이야기, 관심, 가치관이 다 다르지만, 이런 다양함들이 풍성함을 주고 되려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사람 많은 곳에서 말도 잘 못하던 내가 다 같이 모여 앉은 자리에서 스스럼없이 고민과 관심을 얘기하는 내 모습을 보니 이러한 자세 또한 물꼬에서 배웠음을 느꼈다. 연어의 날 일정 중에 이 시간이 가장 좋았다. 난 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 캠프파이어 : 운동장에 불을 피워놓고 의자에 앉아 일명 불멍’(불을 보며 멍 때리는 것)을 때렸는데 이 시간만큼은 아무생각도 하지 않고 불만 바라보았다

 

- ‘단법석 :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웃으며 보낸 시간이 참 재미있었고 행복했다. 그리고 메아리 책을 펴서 진주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데 그렇게 신이 날 수 없었다. 옥쌤 덕분에 분위기가 더 달아올라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2일차

아침밥으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따뜻한 콩나물국밥을 먹었다. 식사 후 부지런히 움직여 아침뜨락에 올라갔다.

 

- 아침뜨’ : 아침뜨락에 오면 항상 아무것도 없었던 처음이 생각난다. 그리고 수많은 손길이 지금의 모습을 만든 것이 아직도 놀랍고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말없이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해서 걷는 이 시간이 참 좋았다

 

허겁지겁 점심밥을 먹고 갈무리글도 쓰지 못한 채 영동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박윤지:


무려 2년 만에 운전을 해서 가는  연어의 날이었다.

가마솥방에 들어가자 마자 너무나도 반갑게 맞아주시는 옥샘이 계셨다코로나 이후로 누군가와 이렇게 꼬옥 안아본 게 처음이었다신나게  봐온 것들을 전해드리고 교무실 청소 미션을 받았다교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고요함에 적응이라도 하듯 이명이 잠깐 들렸다얼마나 내가 소음이 많은 곳에 있다가 온건 지 느껴졌다물꼬에서 청소는 크게 티가 나지 않는 일중에 하나다하지만하지 않으면 티가 많이 난다. 2년 만에  물꼬는  하나 없이 그대로였다누군가가 많은 애를 써줬기 때문이겠지 생각하면서 열심히 청소를 하다 보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오랜만이지만 오랜만인  같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간단하게 인사 후에 밥을 먹고 모둠방 청소를 했다밥먹는 동안에 반가우면서도 어색한 공기가 좋았다

 

청소도 다하고 휘령언니랑 태희랑 재훈이 오빠랑 화목샘이랑 ‘연어의  HOMECOMING DAY’ 적어서 칠판에 붙이기로하고 종이를 고르고 크레파스 색깔을 고르고 어떻게 할지 정해서 적는데 물꼬에서는 진짜 신기하게도  이벤트가 아니라 작은 일인데도  너무 진심이고 즐거워한다분명 다른 곳이었다면 서로 미룰 법도 한데 여기서는 나서서하고 하다보면 다 진심 가득이 된다. ‘역시 선생님이야~!’ 남발하면서 완성한 것들을 칠판에 예쁘게 붙였다

 

모두 고래방에 모여서 시인 이생진 선생님과 가객 현승엽 선생님의 시와 음악을 들었다

‘MY WAY-’  길이 뭘까 많이 고민하고 있었지만  생각하게  시간이었다그리고 사람책을 들여다 봤다 책의 주제는 물꼬를 사랑하는 마음 이었던  같다 같은 마음이 모여서  시간에  자리에 모여 있을  있었다다른데서는 이해 못할 마음을 공유할  있어서 너무 뭉클했다

 

이렇게 조용한 장작놀이는 처음이었다뛰어다니고 도망가던 장작놀이랑은 다르게 조용히 둘러앉아서 옆에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고 불멍하고 별도 보고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야단법석’ 모두 바리바리 챙겨온 것들을 나눠먹으면서 노래도 부르고 흥도 올리고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과 많은 것을 나눌  있었다집에서 만들어온 알록달록 비즈 목걸이반지를 선물하고 다같이 나눠 낄  있어서 너무 좋았다

 

물꼬 명물 콩나물 국밥을 중간많이로 주문해서 먹고 아침뜨락을 걸었다 년 전 나무만 있던 장면이랑  눈앞의 장면이 오버랩 되면서 너무 놀라웠다얼마나 많은 손길이 더해졌는지   있었다아침뜨락을 걸으면서 너무 크고 소중한 이곳이  (Back)이어서 --하다고 생각했다

 

내려와서 멋있게 차려진 토스트와 과일 샐러드를 먹고 먼저 나가는 분들을 배웅하고 다시 돌아와 재훈이오빠랑 희중샘이랑 뒷정리를 했다매번 일정이 끝나면 부랴부랴 떠나게 돼서 남아있는 분들이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정리를 하려면  모르는 많은 애를 쓰셨겠구나 생각하면서  하나라도  해놓고 가고 싶었다

 

사실 퇴사 후에 공부도 하고 알바도 하고 있지만 취준을 하다 보니 스스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생각한대로 살아보는 것’ 너무 이상적이고 실행하고 싶지만 실제로 생각한대로 작은 것하나 하기 쉽지 않고 나름의  노력이 필요하다그런데 물꼬는 생각하는 대로그대로 살고 있다그리고 나도 적어도 물꼬에서는 그렇게 살아본다현실에서는 쉽지 않던 일이 물꼬에서는 가능해진다 경험을기억을 가지고 살아보면 언젠가는 생각한대로 살아지겠지 하면서 마음에 용기를 꽉꽉 채워서 돌아왔다

 

모두모두 너무 반가웠고 행복한 6월을 마무리   있어서 감사했습니다다들  많이 쓰셨고 반지나 목걸이는 다시 가지고 오시면 물꼬에서 만나는  A/S 가능합니다.ㅎㅎㅎ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히  지내다가  만나요옥샘 정말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백서현:


늦은 후기 드립니다.

올해도 언제고 반가운 이생진 샘이 오셨네요.

쩌렁쩌렁하게 시낭송 하실 때, 호랑이 같아요.

스코트 니어링 만나본 적은 없지만 왠지 떠올라요.

매번 마지막 참석일 것처럼 농담하셨는데,

올해는 아무 말도 안 하셔서 조금 덜컹했어요.


제가 처음 경험했던 물꼬와, 처음 준비했던 연어의 날이 너무 강력했었나 봐요. (하하)

요즘은 물꼬에 익숙한 품앗이들이 많아서 몸도 마음도 편안합니다.

이렇게 아무 것도 안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

빈들스러운 연어의 날. 물꼬 느낌 나는 12일이었어요.

이생진샘과 함께 온 사진 찍는 (*할아버지)샘이 학교 앞마당에서 담배피고 퉤, 침을 뱉어서 마음이 엄청 불편해졌는데,

아 올해는 이런 사람이 한 명뿐이구나..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재훈샘이 매번 물꼬에 올 때마다 새로운 걸 발견하고, 배운다고.

올해 저도 하루 16시간씩 일하다가도 쉬는 시간에, 물꼬에 들르는 희중샘.

종일 일하고 밤늦게까지 놀다가 일정 때문에 새벽 일찍 나간 진주샘 등등...

모든 사람들로부터 바쁘고 정신없다고 불평하지 말고 그냥 한다! 다시 한번 배웠습니다.

또 본질적인 부분을 잃지 않으며 계속해서 현재로부터 변화하는 물꼬 그리고 옥샘처럼

나 역시 내 자리에서 들꽃처럼 자연스럽게, 아름답게 자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엄청 많이 고생하셨겠지만 오랜만에 뵌 옥샘, 왠지 조금 편안해지신 것 같아요.


이번에 첫걸음하는 용욱샘과 함께 오면서 이 사람은 여길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했어요.

명상 정원이 인상적이었나 보더라고요. 스톤헨지 얘기 하면서 초기 종교의 원형, 순기능만 살린 모습 같다고.

자세한 내용은 용욱샘이 후기를 쓰도록 독촉하겠습니다...


옥샘이 여러 번 저희 부모님 궁금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동안은 별 생각 없이, 그냥 평범한 가족이라고 여겼어요.

33살이 된 지금에야 어린 서현이 살아왔던 시간이 객관적으로 보여요.

평소엔 말 한 마디 안하다가 술을 진탕 먹어야만 본심을 꺼내 보일 수 있는 성실하고 무관심한 아빠와

주체적이고 진보적으로 살아가지만 사람들을 통제하려고 하는 엄마'

싸우지 않는 것이 평화'였던 불안한 서현은 가족 너머 어딘가 새로운 관계 맺음의 장이 가능하지 않을까...생각했어요

그래서 공동체들을 찾아보다가 10여 년 전 물꼬를 알게 되었네요.


가족이라는 것. 큰 기대도 없고 굳이 내가 만들 생각도 없었는데.

이렇게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앞두고 있어요.

지금 받고 있는 충분한 사랑의 힘이 가장 크지만,

그동안 주위에서 본 좋은 가족들의 상이 저에게 용기를 준 것 같아요.

옥샘-기락샘도, 유설-미루샘도. 바쁜 시간 속 연어의 날에 함께 오시는 샘들도.


처음 아고라에서 연설자로 말해보았는데, 왜 말할 때마다 자꾸 눈물이 나는 걸까요.

무언가 준비 없이 길게 얘기하는 건 참 부담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앞으로 울지 않고, 조금 더 말을 잘해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 )


, 저는 요즘 참 행복해요 !

조금씩 나이가 들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건 엄청 행복하고 대단한 일이었어요.

앞으로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 요즘 시대의 사람들은 조금씩 잃고 있지만.

그래도 나로부터 출발해야겠지요.


새로 시작한 일도, 우리가 '진짜'를 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되새기면서 조금씩 나아가보려 합니다.

힘들 때, 뭔가 막힐 때, 잘 될 때, 자랑하고 싶을 때! 또 마음 부리러.... 올게요~


결혼식은... 지금처럼 거리두기가 높은 단계로 유지되면 아마 양가 가족들만 부르게 될 것 같고

만약 완화되면 친구들까지 100명 이내로 초대하는 작은 행사로 계획하고 있어요.

또 소식 전할게요. -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육혜지: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번 연어의 날에 첫 방문했던 육혜지입니다.

 

  사람의 의지와 꾸준함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이루어내는지 깨닫게 된 시간이었고,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선생님이 되고 벗이 되는 이 배움의 공동체를 일구어내신 선생님의 발자취에 경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너무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마음으로 느낀 것까지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그것까지 담기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사진은 용량이 커서 압축파일로 보냅니다.

정리하면서 보니까 활동사진보다 학교 정경을 찍은 사진이 더 많네요.

활동사진을 더 담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서로 함께하면 즐거워하는 모습을 더 담아드리고 싶습니다.

 

날이 많이 더워지네요. 따가운 햇살에 몸 상하지 않게 건강 조심하시기를..!

 

윤희중:


매번 글을 쓰려고 하면 무슨 말부터 어떻게 써내려가야 할 지 고민합니다.

언어 선택이나, 문장 어휘력 또한 썩 좋지 많은 않아서 참 많이 어려워합니다.

그러나 어떤 내용이든 간에 마음의 생각들을 정리하며 나름 잘 써보려고 노력할 겁니다!

 

물꼬를 만나기 전 21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청소년기 6년 정도는 저에게 암흑기와도 같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동기에는 부모님의 케어를 받거나 아무 생각도 없이 마냥 순수하고, 어리둥절한 시기라 별 문제 없이 자라왔습니다. 1,2까지는 같은 초등학교에서 함께 같이 간 친구들이 있기에 공놀이도 하고, 오락실도 다니고 재미있게 보낸 것 같은데, 암흑기의 발단은 중3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고 나서부터 인듯합니다. 이때부터 낯가림도 많아진 것 같고, 혼자서 보낸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고등학교에 가서는 친구를 사귀어 보고자 잘못 된 방법으로 다가가곤 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부모님께서 마트를 운영하고 계셔서 담배를 갖다 주거나 먹는 것들을 바치거나, 요새에도 있나 모르겠지만, 원활한 인간관계를 맺고자 온갖 셔틀은 다 해본 것 같습니다. 그로인해 저는 점점 더 위축되고 자신감은 밑바닥. 무언가에 나서기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아웃사이더에서 외톨이로 혼자 자라 온 것 같습니다.

저는 자신의 성격은 보통 청소년기에 가정환경이든 학교환경에 따라 결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절에 사교성도 있고 유쾌한 친구라면 어른이 되어서도. 그럴 것이고, 저처럼 위축되고 자신감도 나서지도 못했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그럴 것입니다. 저 또한 여전히 낯가림도 심하고, 무언가에 선뜻 나서지도 못하고, 자신감도 많이 없습니다. 아주 조금이지만 제가 나아진 부분이 있기에 2007년에 물꼬를 만난 건 행운이지 않나 생각하고 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물꼬에서 이야기 나눔 할 때면 누구랄 것 없이 서슴없이 속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하는데, 저는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수행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별 이야기는 아니지만, 연어의 날에 저는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하고 말을 해봤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꼬에서의 인연은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 자주 보지 않아도, 어제 만난 것 같은 친숙함,

사는 곳이 근처면 자주 만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각자의 위치에서 잘 지내다 때가 되면 헤쳐모여 밥 한 끼 먹고, 곡주 한잔 하는 정도일 건데, 한 달이 흐르고 만나도, 일 년이 흐르고 만나도, 심지어 십년이 흐르고 만나도, 어제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좋은 것 같습니다. 여지것 사람만나기를 꺼려했고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물꼬에서 만나는 인연들은 먼저 다가가고 싶고, 오랜 인연으로 지속 되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좋아서 물꼬에 다녀갔다면, 지금은 아이들도 여전히 좋지만, 물꼬의 새로운 소중한 인연들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다녀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물꼬를 생각하면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진주:


제목:  My way

 

언니와 기차를 타고 물꼬에 들어왔다. 오자마자 참여자이자 준비자이기도 한 우리들은 청소를 하기로 했다.

세대를 막론하고 일거리를 나누어 내 할 일을 챙겼다. 참 진귀한 경험이였다.

사회적 지위, 나이 모두 떼고 동등한 위치에서 사람과 사람과의 일을 돌리는 경험이니 말이다.

누가 어떤 이유로 도맡아 하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할 일을 찾아서 하는 것. 참 즐거운 일이다.

그렇게 청소를 하며 ~ 여기가 물꼬구나의식적으로 인지하는 시간이였다.

그리고는 윤호랑 깨진 창을 수리 하였는데 꼰대근성이 폭발하였지만 윤호가 즐겁게 동참해주어서, 함께 해 주어서 기뻤다. 심미적으로 수리가 잘 된 듯하여 뿌듯하기도 하였다.

 

한바탕 일을 하고 맛있게 밥을 먹은 후, 언니와 산책을 했다.

가족과 함께 물꼬를 오니 또 느낌이 신선하고 이상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만난다는 거..뭐랄까 가족이 더 많아진 느낌. 풍성해진 느낌? 오묘한 느낌이였다. 그리고 모처럼 언니와 좋은 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듯 하여 엄마같은 언니에게 효와 도리를 다하는 느낌이였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이생진 선생님의 시와 노래, 정말 감동이였다.

주변에서 이생진 선생님, 이생진 선생님 하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90세가 넘는 이생진 선생님께서 옥쌤의 찬사를 하시며 이런 선생님 없다, 나에게도 좋은 선생님이다말씀하시는데

이런 옥쌤을 내 인생에서 만날 수 있었다니, 다시한번 감사함을 되새기며 감동을 주었다.

 

사람책 시간, 이루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제 각기 다른 삶, 다른 생각을 듣는 것이 좋았고 그들과 한뼘 더 가까워진 듯 하여 좋았다.

 

그리고 이른 아침 일정 때문에 바쁘게 움직였다. 인사를 못 나누고 나온게 아쉽기만 하다.

다음에 또 만나요


옥영경:


사랑한다, 동료이고 벗이자 동지인 그대들이여!

그대들이 나를 살렸으니 나 또한 그대들을 살릴 수 있도록 애쓰는 게 마땅하리.

가끔 이 나라에서 그만 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그렇게 무책임하게 떠나버리면

내가 고개 돌리고 피한 짐을 아이들이, 내 벗들이 지게 될 것이다.

그들을 지키는 한 사람이고 싶다.

하여 나는 여전히 이 멧골에서 풀을 매고 청소하고 밥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쓸 것이다.

고맙다, 오늘도 이 하루를 섬길 수 있게 힘이 되어주어.

그들이 없었으면 내가 어찌 한 발인들 뗄 수 있었을까.

아무리 말해도 바래지지 않을, 사랑한다를 거듭 말하나니.

아흔 셋 연세에도 먼 길 마다않고 달려와 해마다 축하해주시는 시인 이생진 선생님과

올해도 한 주 일찍 들어와 함께 연어의 날을 준비한, 늘 내 선생(先生)이 되어주는 점주샘께 특히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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