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골 기숙사 앞 주차장 곁의 도랑은 지난해 9월 3일의 수해를 떠올리게 하는 물살이었다.
간밤에 지치지 않고 내린 비는 아침절에야 수그러들었다.
다시 밤, 새벽 2시 천둥 번개치더니 곧 창대비 내렸다,
저녁에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가는.
이번 장맛비는 야행성이다. 밤마다 굵은 비가 줄기차게 내린다.
바람도 셌다.
이른 아침 교무실에 들어섰다.
이런 날이면 영락없이 인터넷이 먹통인 교무실인데.
앗! 오늘도 배신하지 않았네. 역시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KT에 연락하니 다음 주 달날에나 올 수 있단다.
전화기를 써서 랩탑으로 인터넷을 주로 쓰기는 하나
용량이 아주 큰 파일을 쓰는 일 때문에,
또 사람들이 와서 와이파이를 쓰는 때를 위해 연결해둔 선.
그러니 한 해 그 댓 차례를 위해 교무실 인터넷을 쓰는.
그마저도 쓰자고 하면 안 되기 일쑤라.
이번에는 마을로 들어오는 선을 증설해달라든지 하는 다른 요청이 있어야 할 듯.
혜지샘이 보낸, 연어의 날 찍은 사진은 결국 열어보지 못하였네.
오늘내일은 이번에 내는 책의 교정지를 보는 데 쓸 것이다.
부엌으로 가서 밑반찬이며 국과 찌개를 넉넉히 끓여놓다.
항아리에 남았던 고추장도 마저 퍼내다.
마침 마늘을 막 수확한 때! 찧어 섞었다. 마늘고추장! 익도록 상온에 두다.
앞서 고추장도 그리 만들었더니 맛보는 이마다 흡족해했다.
달골에 올라 정오부터 자정도 훌쩍 넘어 꼬박 12시간을 넘게 교정지를 들여다보았다.
그 사이 짬짬이 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교육청에다 학교에 딸린 토지 대부 관련 건으로 요청해 놓은 일이 하나 있는데,
아이구, 그게 벌써 두어 달 전인 걸 이제 와서야 우리더러 따로 신청서를 내라네. 거참...
뭐 우리가 을인 관계로다가... 늦어져서 좋을 게 없겠기에 낼 당장 가야겠네.
농관원(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도 다녀가다.
공익직불금 관련 경작지 실사인데,
우리의 아침뜨락은 학습지 정도로 분류되니
사이 사이 작물을 심는다 해도 농사지로 등록이 안 되는 상황.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되면 좋은 거고.
이번 책에 현재 실린(사진은 분위기에 따라 편집부에서 교체할 수도 있으니) 사진에 나오는
한 아이네 연락. 초상권 땜에.
외려 반가워라 재밌으라 하셨네. 다른 사진들도 그리 해결되면 좋을.
내일도 또 한 가정에 말 넣기.
얼마 전 아침뜨락 옴자의 일부에서 키운 비트를 두엇 뽑아 샐러드로 밥상에 냈다.
맛이 충분히 들었더라.
오늘 몇 개 뽑아와 양파랑 장아찌를 담갔다.
무섭도록 짙은 선혈 같았다.
비트는 쓰임이 많지 않고 물이 드는 게 부담스러워
이웃에서 나눠주는 채소 가운데 비트만큼은 반기지 않는다던가.
어찌 먹으면 좋을지 궁리 좀 해야겠네.
02:38 문자가 들어오다.
02시 30분을 기해 충북 호우경보,
산사태·상습 침수 등 위험지역 대비, 외출자제 등 안전에 유의 바란다는.
퍼붓는 빗속에 어둠도 쓸릴 판인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