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8.나무날. 밤비

조회 수 415 추천 수 0 2021.08.03 23:25:17


 

폭염주의보 속 장마.

방울씩 떨어지는 비 사이 해도 잠깐씩 얼굴 비추고.

밤이 되기를 기다린 짐승처럼 야행성 장맛비.

이 밤도 자정 30분 전부터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4시 넘어서도 한바탕 다녀가기도 하였지만.

 

아침, 아침뜨락에 드니 밥못의 물이 언덕 아래로 흘러 넘치고 있었다.

터질 둑은 아니나 아래 미궁 자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물을 빼주어야지.

바로 도랑으로 나가는 바닥 밸브를 열어젖혔다.

수위가 한참 낮아질 때를 기다리니

아래 달못으로 빠져나가는, 거름망으로 감싼 관이 드러났다.

물풀이 에워싸서 물이 내려가지 못하고 있었다.

팔을 뻗어 물풀을 좀 뽑아주었더니

꾸룩꾸룩 원활하게 물이 빨려 들어가는 소리가 났다.

 

어제 정오부터 출판사에서 보내온, 이번에 출간하는 책의 교정지를 보았다.

새벽 3시가 넘어가도록.

다시 이른 아침부터 들여다보다.

오후에 면소재지로 나가 우체국에서 택배를 보내자면 종종거려야 했다.

이 멧골을 나갈 땐 번호 붙인 일들이 늘어서지.

교정지를 다시 출판사로 보내고,

물꼬 고추장 노래를 부르던 승엽샘한테 고추장도 부치다.

교육청에 가 학교 옆 토지대부계약을 신청하고(계약은 이후),

법원 들러서 사이집 등기 올리고.

군청과 농관원에도 봐야 할 일 있었으나 전화로 처리됨.

 

이번에 출간할 책에 실릴 사진이 아주 확정된 건 아니지만

현재 실릴 예정인 것들의 초상권 사용 동의를 받아야.

오늘은 특수학급 한 아이네에 연락했다.

거의 아이 보호자 역할을 하는 스무 살 형에게 메일을 보내며

밥 한 끼 사주고 어려운 부탁한다는 인상을 받을까 지레 걱정이 일었다.

간간이 연락을 하고 작은 선물을 보내고는 한다.

그런데 오히려 이쪽 마음을 살펴 더 흔쾌하게 잘 쓰라 해주었네.

인근 중학교에도 같은 건으로 연락.

물꼬에 나들이를 와서 미궁을 걷던 아이들 사진인데,

이미 졸업한 학생들이라 옛 담임이 일일이 답을 받아주다.

사진이 실리니 또 이런 과정이 더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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