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9.쇠날. 갬

조회 수 299 추천 수 0 2021.08.06 01:20:03


 

아침 7시 잠깐 다녀가는 소나기, 그리고 갰다.

말짱한 하늘, 밤엔 별도 총총. 장마 끝인가 싶을 만치.

장마라고 내내 비만 내리는 것도 아니지만.

 

말뚝(기둥이라고 해야 할) 둘을 챙기다. 마침 또 달골에 그게 있네.

어디선가 공원 현장에서 나왔던.

좀 더 밝은, 원형 솔라등 둘을 들였더랬다.

달골에 하나, 학교에 하나 야외등으로 놓을.

말뚝을 놓고 구덩이를 파고 콘크리트를 만들어 쏟아붓다.

아직 기둥 위에 등을 놓진 않아도 밤에 곁에다 놓다.

어쿠, 너무 밝은 걸!

사람은 좋겠으나 가까운 나무들이나 채소들이 잠을 자기 어렵겠는데...

옮겨주어야지 않을까 고민일세.

 

오후 바람에 은행나무 가지 하나가 학교 주차장 쪽에 떨어지다.

열매가 많이 달리긴 했다.

그찮아도 가지를 좀 치면 좋겠다 싶더니

알아들었는가, 알아들은 게 바람인가 은행나무인가,

뭐 알아서 일이 그리 되었다.

툭 부러져 있는 걸 톱으로 깔끔하게 잘라 끌어내리고

토막 내서 땔감으로 쌓다.

 

자정 넘어 드디어 계자 공지 올리다; 청계-초등계자-자원봉사(‘여기 여기 붙어라!’)-밥바라지.

휘령샘이 합류하겠노라 바로 댓글 달다. 천군만마라.

올 여름도 계자를 할 수 있겠구나 턱 마음이 놓여버리는.

코로나19가 무섭지 않을 만치, 하하.

그렇게 물꼬를, 나를 살리는 이들이 있다.

그가 그렇고 점주샘이 그렇고 희중샘이 그렇고

정환샘이 그렇고 태희샘이 그렇고 화목샘이 그렇고

기표샘 진주샘 재훈샘 윤지샘 하다샘 해찬샘 준한샘 새끼일꾼 형님들 ...

오래 보지 못하고 있어도 큰현진샘 성재샘 인영샘 도영샘 현택샘 민우샘 ...

논두렁만 해도 종기샘 미선샘 영미샘 아리샘 윤실샘 상숙샘 연샘 유설샘 상찬샘 수일샘 ...

부르자면 밤을 새겠는 이름자들이다.

 

습이 많은 저녁이었다.

뉘 댁인가, 쓰레기를 태우고 있다.

냄새도 냄새지만 눈을 찌른다.

시골이 쓰레기 문제가 더 심각하다. 마구 태운다.

저기압에서 유독가스는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머문다.

달골 오다보니 주범의 집이 보인다.

이장님께 전화를 넣다.

적어도 이런 날은 피해서 태우든가 하자고 마을 방송을 부탁했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계자 공지가 마음이 퍽 무거웠던 일이었는가,

이럴 땐 책이나 영화로 마음을 풀어놓고 싶더라.

요새 회자 되는 드라마 하나를 챙겨보았네.

대략 흐름이야 아는 얘기라 가까운 날의 한 회차를 보는데,

따뜻한드라마였다.

글도 그렇고 역시 그 따뜻함이 중요하다 싶은.

그런 위로야말로 공감이 큰 영역일 것.

따뜻한 글을 쓰리라 생각함.

순수문학에 대한 꿈이 다시 일어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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