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주의보 사흘. 오늘은 초복.

달골에서는 화분들을 돌보고,

학교에서는 고추와 호박 둘레들에 풀을 매고.

530, 소나기가 30여 분 다녀갔다.

 

보육원에서 자랐던 아이가 자라 이성을 만나고,

결혼에 대해선 선뜻 마음을 갖지 못하다가

드디어 혼례를 올리기로 했단다.

물꼬가 보여준, 물꼬에서 만난 인연들이 그리 이끌었다고.

인사를 오겠다고 했다. 고맙다.

이리저리 날을 맞춰보고 있다.

 

아들한테서 문자가 왔다, 액정이 깨져 임시번호로.

카톡에 번호 입력부터 하란다.

? 나 카톡 안하는데... 저도 그걸 아는데...

그리고 그런 일이라면 아버지한테 연락하는데, 내가 워낙 세상사는 일에 서툰지라.

마침 기락샘이 와 있었다.

엄마 번호부터 생각났나 보다 했다. 식구들이 다 같은 끝 번호를 가지고 있음.

둘이서 아들 흉부터 보았다.

걔는 왜 또 액정이 그렇게 되었다나, 액정 바꾼다 한 게 얼마 전이지 않았나,...

기락샘이 그 번호를 내 카톡에 깔아주었다. ? 할 줄 모르니까.

다음에 온 문자는 가족 명의 카드로 하면 무료로 수리가 된다던가.

신용카드 앞뒤 복사해서 보내라고 했다.

요새 애들은 폰 없으면 큰일 나는 줄 안다니까 얼마나 답답할까 싶어

서둘러 그리 하려는데,

잠깐!”

기락샘이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어라! 멀쩡히 받았다.

이상하더라니까.”

보이스피싱이었더라니!

마침 기락샘이 곁에 있었기 망정이지...

세상일에 서툴기도 서툰 멧골 할미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식이 걸리면 다들 넘어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류의 기사를 본 적도 있는 것 같은데.

누가 보이스피싱에 당하는가 싶더니 남의 일이 아니었네.

우리 가족의 경우 댓 달 전에 실제 깨진 액정 건이 있었는 걸.

찾아보니 아들이 내게 보냈던 문자가 딱 이랬다.

엄마 뭐해 바뻐? 나 폰 액정 나가서 매장에 수리 맡기고

지금 예전에 가입해놨던 문자나라로 문자하고 있어. 확인 되는대로 문자줘.’

정말 이런 일이 있었다니까. 진짜와 가짜를 어찌 구분하지?

하나는 알았다, 신용카드 앞뒤 다 복사하라는 요구를 하는 곳은 없다고 함.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 코 베어간다, 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이었고나.

그렇게 해서라도 삶을 영위해야 하는 인간사에 쓸쓸함,

그리고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먹고 사는 일이 될 수 있을 기본소득에 대한 꿈을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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