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오늘도 비소식이 있었다.
그러나 간밤에 천둥번개만 잠시 요란했을 뿐이었고,
오늘만 해도 먹구름이 조각으로 걸린 정도였다.
아침 들일 뒤 수행도 끝내고 햇발동으로 건너가다.
베란다들을 청소했다.
비오면 하는 일이지만, 아무렴 날이 좋으면 또 물일이 좋지, 시원하고.
조금만 옴짝거려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날
물일은 더욱 재미나지.
호스를 던져 올리느라 한참,
올려놓고 난간에 묶고, 물을 틀고 끄느라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농사일도 그렇지만 이럴 때 딱 아래서 누가 수돗물만 틀어주어도 큰 도움.
아들 어릴 적이 그리웠네.
스무 댓 살 아이는 대처에서 산다.
“벌써 오셨어요?”
서둘러 학교로 내려가다.
교무실 인터넷이 문제였다.
기사가 오늘 들어오기로 했고, 결론은 들어오는 회선 증설이 필요하다고.
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하려나...
학교아저씨는 숨꼬방 뒤란 나뭇가지를 정리하고 있었다.
숨꼬방이 기댄 경사지 나무들을 어제 잘랐더랬다.
그늘이 져 좋기도 했지만 습이 너무 많아 문제이기도 했던.
나무가 있다고 다 반가운 게 아니다.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 제 자리, 제 필요가 있다.
다시 올라와 기숙사 청소 마무리.
어제는 청소기를 돌렸고, 오늘은 손으로 할 걸레질.
문이 많으니 문틀도 많다.
창고동 난로에 불도 지펴 습도 날리고.
햇발동도 보일러를 돌린다.
앗! 저게 뭐지...
덜컹! 놀란 가슴 소리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창고동은 가운데 시멘트 벽을 따라 바닥에 결로가 생기지만,
그래서 그 선을 따라 신문을 깔아두기도 하지만,
햇발동 이건 뭐지?
현관에 습으로 보기에는 미심쩍은 양의 물이 흘렀다.
재작년 보일러가 터졌을 때의 경험이 있어 그것의 반복으로 보이는.
솥뚜껑인 줄 알았더니 자라인 모양이다.
윽! 아무래도 보일러 배관에 문제가 생긴 듯.
보일러를 돌리니 물이 스며 나온 게다.
다용도실로 가보니 장판 아래가 철벅이는 느낌.
거실의 물기도 많고.
맞네, 맞어!
여름 계자는 끝나야 일이 되겠다.
뭐 요새는 이런 일에 썩 걱정도 안한다.
말 그대로 해결할 문제라면 걱정이 없지.
못할 문제라면 못할 건데 뭐 하러 걱정을 하냐고.
문제가 일어났고, 해결하면 될 테다.
음, 또 목돈이 들겠군. 일꾼은 또 어떻게 섭외하나...
보일러 일까지는 아직 내부 역량이 안됨.
발목이 아플 만큼 움직인 하루였네.
또 이렇게 하루를 모셨다. 사람답게 살았다.
오늘, 영원히 안녕, 내일은 새로 태어나 새로 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