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6시께 1시간동안 소나기 다녀간 대해리.
어제 호미반도에 왔다.
한자를 본 순간 알았다. 호랑이 꼬리인 줄.
밭 매는 호미인 줄 오랫동안 알고 있었음도 그 순간 깨달았다.
많은 말을, 많은 장면을 왜곡해서 알고 있는,
그런데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얼마나 허다하던가.
내가 당신을 안다, 그것 또한 매한가지.
나는 그대를 모른다. 그대 역시 나를 모를 수 있다.
우리 또 처음처럼 살피며 서로를 잘 ‘알아’보자.
아이들에게 역시 그러할.
참 안 변하기도 하는 게 사람이나 또 어떤 계기로 변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더욱 그렇다.
그가 만나는 세계에 따라 삶이 어떤 식깔과 옷을 다르게 입는.
오늘은 오늘의 그대를 만나겠다.
일을 끝내고 한 카페에 앉아 세 시간 동안 교정지를 들여다보다.
스윽 훑고 말 줄 알았더니 또 걸리는 문장이 보이고.
끝내지 못했다.
대해리 들어가는 밤에 마저 보고 이튿날 아침 9시까지 마감하겠노라 했더랬다.
하루 일찍 일 하나 날려버리려 했더니만...
저녁 무렵은 손을 놓고 쉬었다.
해안선을 따라 좀 걸었다. 낚시꾼들 늘어선 데를 기웃거리기도 했다.
숙소 구경도 재밌었다. 휴가를 온 이들을 구경했다.
내일 오후 한 절집에 들렀다 대해리로 들어갈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