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24.흙날. 살짜기 구름

조회 수 326 추천 수 0 2021.08.09 03:42:42


 

어린 장미들은 어느새 또 풀들에 잡아먹히려 하고 있었다.

그럴 땐 도움이 필요하다.

어리고 여린 생명들이 그러하듯.

아침뜨락 회양목 안이었다.

그 속에서도 안간힘으로 꽃을 피운 것들이 있었다.

장하다.

이른 아침의 세 시간 노동.

역시 눈 뜨면 바로 움직여야.

겨울이 혹독하고 추위도 매우 어려워해서 겨울잠에 가까운 운신이라.

대신 여름에 두 배의 일을 하는 셈.

학교에서는 예취기가 돌아가고.

 

죽은 새 두 마리가 있었다.

햇발동 유리창에 부딪힌 듯.

더러 그런 일을 보았다.

데크에 한 마리,

다른 한 마리는 햇발동과 창고동 사이 구름다리 아래쪽 꽃밭에 널부러진.

고새 파리들이 끓고 있었다.

비릿한 내가 났다. 피비린내 같은.

죽음으로 건너가는 냄새.

속이 울렁거렸다.

마침 와 있던 기락샘이 치워내고 물청소를 하고.

한 세계는 결코 그냥 지나지 않는다.

그건 냄새로 가장 강렬하게 오는 듯.

삶으로 건너는 세계는 귀가 더 예민하지 않은가 싶다.

살아 숨 쉬는 것들이 생명의 벅참을 알려준다 할까.

 

저녁에 밥못을 쳤다.

날마다 녹조 끌어내기.

그들이 더 빠르지만.

그리라도 하면 더 낫겠지 하고.

기온은 날로 높고 비는 없으니

사람의 손으로는 그렇게라도 해야지.

지하수를 끌어올려 두어 시간 틀어두기도.

 

며칠 전 논두렁의 문자에 오늘에야 답 문자.

거참... 문자로는 긴 얘기라 메일로 옮겨 간다 어쩐다 하며 날만 흘렀군요...

긴 얘긴 줄 알았더니 마음만 길었던 ㅎㅎㅎ학교

뜻밖이었고,

결국 고맙다는 말이었답니다:)

넉넉한들 쉬운 일일까요!

거듭 감사.

사실 큰돈이 들 일이 있었는데 딱 그리 보태주셔서 놀랍고 신비로웠음요 :) ’

 

하루 여섯 시간 들일,

더하여 안에서 하는 일들; 부엌 밥노동, 건물 안 청소, 또 교무실 행정일,

그리고 문자와 통화는 대개 밤에.

, 틈틈이 제습이와 가습이 돌아가며 데리고 마을길 산책.

멧골 하루가 그렇다.


 

* 詩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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