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18.쇠날.흐림 / 한껏 기뻐하진 못했지만

조회 수 1164 추천 수 0 2005.11.20 09:52:00

2005.11.18.쇠날.흐림 / 한껏 기뻐하진 못했지만

불가마에 넣을 소품들을 빚었습니다, '불이랑' 시간.
어제 아이들과 흙빚기 특강하셨던 도재모샘네 들러
흙을 구해왔더랍니다.
이제 이 녀석들 어떤 작업과제를 내놔도 망설이는 법이 없다 싶습니다.

가뜩이나 시간에 쫓기는 쇠날,
하필 늦은 오후엔 어깨 물리치료를 갈 일도 있어
만만한 점심 시간을 한 시간이나 쪼개 오후 공부를 시작하는데
저들 마음이 더 바쁩디다,
혹 영어 시간이라도 줄어들까봐.
손말을 하고
그 손말을 연극과 이어 가는데,
무대에 대한 감이 조금 나아진 듯하데요,
아무래도 머잖아 연극공연 한 편 보고 와야겠단 생각이 달라질 만큼은 아니어도.
"There is one thing stronger than me."
오늘은 빠듯하게 해서인지
아님 낯선 문장을 또 하나 만나서인지 좀은 어려워하는 듯한 '넘의말'이었네요.

품앗이 승현이 삼촌과 재홍이 삼촌이 들어왔습니다.
물꼬를 돕는 동아리를 함께 시작했던 둘인데
같이 보기가 어렵더니 이번엔 시간을 맞출 수 있었나 봅니다.
나무하는 손들이 힘이 되겠지요.
오늘도 젊은 할아버지와 열택샘, 그리고 방문자 김점곤님은
우두령에서 도시락 먹으며 나무를 했더랍니다.

아침에 귀한, 그렇게만 말하기에 너무 아까운 선물 하나 받았지요.
5학년 나현이가 뜨고
4학년 채은이가 작은 꽃들을 가득 그려 넣은 포장지로 쌌습니다.
덧버선,
그러니까 아이들이 흉내나 내놓은 물건에 감화 감동하며 받은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제 기능을 잘 수행할, 게다 예쁘기까지 한 그런 덧버선을
제가 떠 주는 게 아니라 저들이 떠서 주었단 말입니다.
기가 다 막히데요.
주고프나 준비 못한 녀석들이 행여 서운할 새라
한껏 기쁜 얼굴을 내놓진 않았지만
히히, 좋습디다.
이곳에서 얼마나 유용한 물건인지요.
이 골짝에서 우리 이리 산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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