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23.달날. 비

조회 수 400 추천 수 0 2021.09.04 23:24:50


 

어제 잔디를 심었고, 비가 이리 흠뻑 내린다.

태풍 오마이스 올라오고 있는 중.

저녁답에는 기세가 조금 꺾인 비에 우산을 쓰고 아침뜨락에 들어

엊그제 심은 잔디를 밟아주었고,

밥못의 물을 빼며 기다리는 동안 물고기 입모양의 개나리 둘레 풀을 뽑았다.

 

"저는 이 세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침묵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여기서 싸울 것입니다. 하지만 혼자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영화 감독인 사라 카리미의 호소문이다.

아프가니스탄 소식을 연일 듣는다.

815일 탈레반은 수도 카불을 점령하며 20년 만에 국가를 재장악했고,

아프가니스탄 피란민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난민들을

한국을 비롯 미군 해외기지에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얼마나 많은 아프간 난민이 있는 걸까?

유엔난민기구(UNHC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약 220만 명의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이 주변국에서 피난처를 찾고 있단다.

150만 명은 파키스탄으로, 78만 명은 이란으로.

탈레반은 집집마다 다니며 '부역자'를 색출 중이고,

아프간인 대다수는 정규 경로를 통해 국외로 나갈 수 없는 상태.

그런 속에도 수천 명의 아프간 주민들이 탈레반의 카불 점령 직후 파키스탄으로 건너갔고,

1500명가량은 우즈베키스탄으로 가 국경 근처에 텐트를 치고 생활한다고.

카불에서는 현재 아프간 내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공항으로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 중.

난민 아니어도 오랜 세월 불안정과 갈등을 겪으며 집을 떠난 이들이 적잖았다고.

올해만도 탈레반의 카불 재 장악 이전까지 내전으로 집을 잃은 사람이 55만 명.

현재 아프간 내 실향민은 약 350만 명으로 추산.

게다 올해 아프간 전역에서 심각한 가뭄과 식량 부족 문제로

유엔세계식량계획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인 1400만 명이 굶주림을 겪고 있다고.

이는 전체 인구 가운데 3분의 1 이상 규모.

어떤 국가는 아프간인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탈출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국가도 있다.

우리는?

 

“1978년과 1992년 사이에 여자들이 즐겼던 자유와 기회는 이제 과거의 것이 되고 말았다() 무자히딘이 19924월에 권력을 잡으면서

아프가니스탄의 명칭은 아프가니스탄 이슬람국으로 바뀌었다. 라바니가 정권을 잡으면서 대법원은 이제 강경파 율법학자들로 채워졌다

그들은 여자들에게 권한을 주었던 공산주의 시절의 법령을 폐지하고, 여자들에게 몸을 가리라고 명령하고 남자 친척 없이 여자들이 

여행하는 걸 금지하고, 간통을 돌로 쳐 죽이는 엄격한 이슬람법에 기초한 법령을 통과시켰다.”(p.349)

- <천 개의 찬란한 태양>{할레드 호세이니(아프가니스탄 출신 작가), 2007} 가운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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