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4.흙날. 갬

조회 수 369 추천 수 0 2021.10.21 23:39:46


 

, !

햇발동과 창고동 문을 열어젖히고,

바람을 들이고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들을 청소하고 빨래하고.

 

어린 주목 셋과 꽃잔디 60본이 들어왔다.

아침뜨락으로 자리를 잡아주어야겠다.

주목은 밥못 가 바위 셋 곁으로 하나씩 심었다.

바위랑 소나무가 그렇듯 주목도 퍽 어울렸다.

꽃잔디는 아침뜨락의 들머리 돌계단 사이로 심고 물을 흠뻑 주었다.

내일 아침 꼭꼭 밟아주면 될.

호미랑 괭이를 든 김에 작업을 좀 더 이었다.

옮겨심기를 기다리던 눈향 다섯 화분에 수국 화분 둘도 있었다.

눈향은 햇발동 앞 쪽에서 아침뜨락의 지느러미길로 이어지는,

바위 축대 사이로 띄엄띄엄 심었다.

수국은 월동을 하는 종이라 하였다.

아고라의 동쪽 끝, 그러니까 잔디가 끝나는 아래쪽으로 심었다.


새벽, 곧 공사에 들어갈 사이집 덧작업에 생각이 많았던가

쉬 잠이 오지 않았다.

현관만 해도... 이미 현관문과 중문이 있다.

북으로 나 있는 현관, 그래서 현관문 손잡이에 성에가 끼는 겨울.

문을 열자면, 으윽, 칼바람을 늘 바로 맞는.

하여 그곳에 정육면체 틀을 붙이려는 식인데,

이미 이 같은 확장을 위해 지을 때부터 현관문 둘레 벽면이 방부목으로 드러나 있던 골조였다.

그걸 축으로 앞을 내면 될.

그런데 그 공간을 또 하나의 현관으로 만든다고?

그리 되면 중문에 현관이 나오고 또 현관이?

자려고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 다시 스케치를 해보았지.

이미 있는 벽체에 천장과 3면을 다 막는 방식이 아닌,

들어가는 동쪽 계단을 천장 아래로 놓고, 막는 게 아니라 그곳을 틔워 두고,

맞은편 면은 막되 창 없이 세로로 긴 들창 공간을 두어 바람이 오가도록.

동쪽 면이 없어지면서 거기 놓을 또 하나의 현관문이 필요치 않게 되고,

마찬가지로 서쪽 창 역시 창이 아니라 공간만 틔우면 되는.

물론 전체를 다 막는 것으로 단열을 높일 수야 있겠지만

아주 작은 집인데 바깥 현관 지나 안쪽 현관 지나 중문 지나 거실에 이르는 과정이 과한.

현관문 맞은편으로 북쪽면이 가려지니 북풍을 막고,

천장이 생기니 비와 눈을 피할.

정리하면, 현관문과 천장과 북쪽 서쪽이 가려지고 동쪽 들머리가 트이는 구조.

도면을 치고 있는 민수샘 역시 좋은 의견이라고 동의, 준한샘 역시.

기초는 콘크리트.

이리 되면 따로 바닥이나 안쪽 내장재를 따로 고민하지 않아도 될.

외장재로 본 채를 지을 때 마련해둔 징크가 있고.

기초와 뼈대를 해놓고 나면 징크 작업은 전문가를 하루 불러야 할.

현관 쪽은 정리 끝.

햇발동 데크 쪽도, 어차피 들어오는 콘크리트 때 같이 작업하자던 생각을 바꾸다.

철제로 뼈대 잡고 나무로 작업.

이것도 정리 끝.

이제 사이집 남쪽 베란다 쪽을 어찌 할까 결정해야 할.

역시 그 공간의 쓰임새가 더욱 명확하면 작업 방향도 쉬울.

좀 더 세밀하게 쓰임새를 쪼개서 생각해 보는 중눈뜨자마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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