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범벅
내가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인 호박범벅.
예전에 친정어머님이 해주신 음식중 하나로
호박잎쌈 못지 않게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작년에 호박 농사가 잦은 비로 시원찮아 별 수확이 없었던지라
몇 덩이는 동생 산후조리때 약 만들어 보내고 딱 3개 남겨두었었다.
게중에 한개는 보관 도중 썩어버렸고 달랑 두덩이 남았는데
네식구중 호박범벅을 좋아하는 이가 나랑 령이 밖에 없어
누군가가 오면 같이 해먹으려 기다리고 있었던 참이였다.
그런참에 서울서 대구서 친구가족들이 와서 이때다 싶어 호박 하나를 들고 앉았다.
다행이 모두들 호박범벅을 좋아한단다.
난 호박이 갈라지면서 나는 그 호박냄새를 참 좋아한다.
약간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냄새가 나는게...
호박이 그리 크진 않았지만 잘 여물었고 살도 단단하니 좋아보였다.
호박씨는 가려내 올해 모종해서 심으려 따로 씻어 채반에 널어놨고
호박은 껍질을 벗기고 덤벙덤벙 썰어 큰 곰국솥에 안쳐 푹 삶았다.
그 먼저 범벅에 같이 들어갈 양대도 푹 삶아 놓고..
호박이 충분히 삶겨졌음 잘 으깨어야 한다.
지난번 친구가 준 삶은 감자 으깨는 기구를 사용하니 한결 편리하다.
누가 발명했는지 모르지만 보기와 틀리게 정말 잘 으깨지는데 감탄을 했다.
그렇게 으깨어 푹 삶은 양대를 넣고 찹쌀가루도 넣고 가끔씩 저어가며 푹 끓였다.
거기다 싸래기(쌀 도정할때 나오는 부서진 쌀알로 죽 끓이면 아주 좋음)를 한 줌 더 넣었더니
씹는 맛도 한결 좋은게 맛도 더 나은 것 같다.
간은 소금과 감미로 하면 되고..
공기좋은 산골 오면 별 맛 없는 것도 다들 맛있나보다.
모두들, 아이들도 두그릇씩 뚝딱이다.
죽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서울 보윤이 아빠도 한그릇 뚝딱이고..
범벅에 들어간 양대가 맛있다는 말에(시중에는 잘 구할 수 없음)
올해는 양대도 좀 많이 해야겠다 싶었다. 나도 양대를 좋아하고..
그렇게 점심으로 호박범벅을 먹고
대구로 서울서 떠나는 친구들에게 남은 호박범벅을 쬐금씩 싸서 보냈다.
이제 남은 한덩이는 자유학교 물꼬 샘들 해달뫼들살이 오는 날 해먹야겠다.
그곳 샘들은 모두 채식주의자들이니 좋아하겠지??
올해는 호박농사가 잘 되어야 한터인데...
작년엔 약호박 농사도 완전히 망쳐 맛도 못 봤는데...
호박범벅 드시고 싶으신 분들 미리 얘기해 주세요.
호박 많이 심어놓을께요.^^
이제 3월입니다.
모두들 즐겁게 행복한 춘삼월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