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9.나무날. 맑음

조회 수 343 추천 수 0 2021.10.28 15:07:01


 

, 구름이다, 하는 순간도 오후에 잠시 있었으나

맑았다. 오랜만이다.

 

마당의 잔디를 떼어내고 있는 사흘.

일이 다 끝나갈 무렵에야 일이 익었다.

당연하겠지. 연습이 필요했던 게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혔다. 강도가 셌거나 몸을 부드럽게 쓰지 못했거나.

왜 파는 뗏잔디 규격이 사방 15cm이었던가를 알았네.

실제 그런 까닭인지도 모르겠지만 작업해보니 그렇더라.

그 크기로 삽으로 쪼개고 괭이를 칼을 쓰듯 잔디 아래로 툭툭 밀어 넣으며 쪼니

두세 차례 만에 한 덩이로 딱 떨어졌다.

삽을 세워 자르고, 그 아래로 괭이를 기울여 쳐서 두어 차례 만에 뿌리를 끊어내기,

일이 되나 또 슬슬 재미도 나고 욕심도 나는 거라.

다 할까 싶었는데, 한 줄만 더 해보지 뭐 하면서 다음 줄을, 그 다음 줄을 해나갔더라.

다 했다.

 

어제 민수샘에 이어 오늘 저녁엔 또 한 사람이 더해졌다. 목수들이다.

민수샘과 여러 현장을 함께 한 호수샘이 이번 물꼬 건축 일에 함께하기로.

물꼬 식구들이 붙기로 했다가

결국 일이 제대로 되려면 전문가가 한 손 붙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던.

밥을 하며 현장까지 붙자면 쉽지 않을 테지.

한가위 연휴 전까지 끝을 내자면 더욱.

전체 자재는 낼모레 들여오지만 민수샘이 주춧돌부터 사 왔다.

내일부터 시작한다; 사이집 남쪽으로 베란다를 내고 북쪽으로 현관을 덧내고,

그리고 햇발동 현관 데크 뜯어내고 다시 짜기.

 

얼마 전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에서도 비데를 보았다. 세상에!

아직 재래식 화장실이 있는 물꼬에 사는 지라 더 놀라웠던.

흔하다고 다른 집에 가서 또 많은 사람들이 쓰는 공간에서 그걸 쓰게 되지는 않더군.

대개의 여성들은 변기커버에 살이 닿는 거를 꺼려 엉거주춤 앉아 볼 일이 보지 않던가.

장이 자주 탈이 나는 내게 가까운 벗이 오랫동안 비데 설치를 권했다.

전기를 쓰고, 필터를 갈아주어야 하고,

뒤를 씻는 것조차 그런 물건에 의지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더랬다.

여름날 장이 오래 탈이 나서 아래가 불편하면

가끔 뒷물을 하고는 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이 

집 뒤란으로 수건과 물 담은 대야를 가지고 갔던 일을 종종 생각하고는 하였다.

벗이 달골의 한 곳을 다녀가며 오늘 비데를 보냈다.

건조 기능까지는 없는 가장 단순한 걸로.

거의 혼자 쓰고 있는 욕실 바닥이 습식이 아닌 건식인 것을 보고 가더니.

바닥이 습식이라면 볼일을 보고 바로 물로 씻을 수가 있을 것인데,

건식에선 어려우니 말이다.

덕분에 비데의 역사를 찾아보다.

위생용품으로서의 비데는 17세기 말엽 정착한 듯.

안장 모양의 물양동이에 올라탄 모습이 조랑말(bidet, 프랑스어)에 올라탄 모습 같다고.

비데를 다 써보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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