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덧붙이 공사 닷새째, 치목 사흘째.

십년 가까이 된 기둥재는 단단도 하여 목수들이 애를 먹고 있다.

깎는데 하루, 늦어도 하루 반나절이면 되리라던 일은

절반도 못하고 사흘을 보내고 있다.

그런 속에 다음 작업을 위해 결정할 일들은 이어진다.

오늘은 사이집 툇마루 지붕재로 쓸 강판 색을 정하다.

기존 지붕재랑 가장 가까운 색으로.

어차피 본채와 한 덩어리로 볼 공간이므로.

지붕을 올리자면 아시바(비계)가 있어야.

물꼬에 있는 한 조는 구성품이 빠져있다.

어차피 두어 조는 있어야 하고.

인근 도시에서 빌리기로 하다.

 

간밤에 달골에서 벌에 쏘였다.

봄에서 가을까지 두어 차례 있는 일이고,

벌레에 쏘여 심하게 붓는 것까지 더하면 한해 대여섯 차례 벌어지는 일이니

진행 과정을 짐작할 수 있다.

가렵고 붓고,

터질 듯 탱탱 분 곳을 얼음이나 우유찜질을 하고 약을 열심히 바르고,

더러 사혈을 해서 피를 뽑기도 하고,

그래도 보름은 영락없이 흐를 시간.

지금은 그리 둘 때가 아니다!

공사 하나가 진행되고 있고, 연장을 들지는 않지만(아주 가끔 들기도) 삼시 세 때 밥을 챙겨야 하고,

일하는 사람들 바라지이니 다른 때보다 더 힘을 쏟는 밥상차림이라.

내일 코로나 백신 2차 접종도 잡혀있고.

해서 부랴부랴 학교로 내려가 약을 챙겨먹고, 얼음찜질을 열심히 했다.

다른 때라면 먹는 약이 한 치도 고려대상이 되지 않았을.

자고 일어나니 약을 먹은 덕분에 손등엔

벌이 쏘았구나 싶은 점 자국 하나와 조금 단단해진 손등이 흔적의 전부였다.

하지만 묵직한 머리는 해결되지 않은.

그래도 아침뜨락에 들어 들일을 했고,

09시 방으로 들어와 눈을 좀 붙였더랬네.

 

낮밥 설거지를 하고 교무실 일을 하나 처리한 뒤

장갑을 끼고 중앙현관을 나섰다.

제습이와 가습이가 벌써 알고 일어나 꼬리를 살랑거린다.

그것들이 장갑을 안다. 산책 가는 줄 아는.

마치 달려와 반기는 아이들이 교사를 밀고 가듯

그런 반김에 또 산책을 나서는 주인이겠다.

 

올해 북유럽과 중국 남부에 큰 홍수가 있었고,

캐나다, 미국, 그리스, 터키, 러시아에서 큰 산불도 있었다.

지구의 온도가 1.5도 상승하게 된다면, 이 같은 재난이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단다.

10년에 한 번 일어날 폭염이 4배 더, 50년 만에 일어날 폭염이 8배 더 자주,

홍수가 1.5, 가뭄은 2배 더 자주.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식량문제.

한국 곡물자급도 25%. 앞으로 더 비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할 경우,

앞으로 약 7년 정도 뒤면 지구 온도는 1.5도 상승에 도달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계산.

미국의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이 25%, 미국과 중국이 40%를 넘는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을 합치면 전 세계 60% 이상 배출.

전 세계 부자 10%가 전 세계 배출량의 50% 책임이 있다.

전 세계 100대 기업이 70~80% 배출.

문제는, 피해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았던 이들(국가)이 고스란히 안는다는 것.

방글라데시는 홍수로 400만 명의 이재민이 났고,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과 전쟁 위험보다 가뭄으로 인한 식량난으로 사회붕괴를 겪고 있다.

2050년 배출량과 흡수량을 더해 탄소중립이 돼야 한다,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기후정의란 탄소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걸 어떻게 나눌지, 누가 얼마나 배출했고, 누가 피해를 보는가,

이런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자는 말이다.

한국은 세계 6~7위 탄소배출국.

문대통령은 산업과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탄소중립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탄소중립시나리오는 산업배출량이 실제 도달해야할 배출량에 이르지 못한다.(35%?)

국내 상위 20개 기업이 우리나라 전체 연간 배출량의 60%를 차지,

포스코만 해도 11%.

텀블러를 들거나 에코백을 들거나 손수건을 쓰거나 하는 개인의 작은 실천으로

성인 1인당 한해 200kg을 줄일 수 있지만

삼척 강릉 4개의 석탄발전소 4개 가동하면

12천만 명 정도가 작은 실천을 해야 상쇄되는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그 피해는, 많은 문제가 그러하듯,

농민 빈민 컨테이너하역부 배달노동자 택배노동자 조선노동자들이 받는다.

대기업의 노력 없이는 해결 안 된다는 말.

활동가의 마지막 말은

안전한 곳으로 피난? 그런 포기도 특권이다.

이미 기후위기가 현실화 돼서 삶터를 잃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분들에게 기후위기 대응이 포기할 수 있는 문제인가,

이미 자신의 삶이 걸린 문제인데?

내게도 마찬가지이다. 내 삶을 포기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맞닿은.

기후위기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살 것인가,

우리 사회 노동이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고, 먹거리는 어떻게 재편되어야 하는지,

사회적 안전망을 어떻게 만들어졌으면 좋겠는지,

우리 삶과 관련된 문제에서 시작을 하면 좀 더 풀기 쉬운 문제 아닐까.

하나씩 시작해보자!”는 제안이었다.

 

https://www.msn.com/ko-kr/news/national/%EC%94%A8%EB%A6%AC%EC%96%BC-%EA%B8%B0%ED%9B%84-%EB%8C%80%EC%9E%AC%EC%95%99-%EC%9D%98-%EC%8B%9C%EA%B0%84%EC%9D%B4-%EC%A0%95%ED%95%B4%EC%A1%8C%EB%8B%A4%EA%B3%A0/ar-AAOpg6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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