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벚꽃나무가 한 그루 들어왔다.

홑꽃을 더 반기지만 겹꽃은 또 그것대로 풍성한 멋이 있기도.

아침뜨락의 아가미길로 들어서는 곳에 심었다.

패내 진 뒤 한 이틀 뿌리가 밖으로 나와 있던 거라

잘 살까 조금 걱정도 되지만

생명이란 게 어디 그리 쉬 꺼지는 것이더냐.

가지를 짤둑하게 잘라주었다. 잘 자고 봄에 깨시라.

들어간 걸음에 뽕나무를 휘돌아가는 실도랑을 손보았다.

멧돼지가 몇 차례 헤집기도 했고, 비가 많았을 때 모양이 일그러지기도 했던.

물길을 잡아주고, 모양새를 다듬고, 가장자리에 돌을 박아주었다.

짬짬이 또 한동안 아침뜨락에서 할 일!

 

사이집 툇마루 기둥이 섰다. 보와 장여(상인방이라 해야 하나)도 엮고.

셋이서 잡고 들고 끼우고. 전통가옥 방식이다.

며칠 학교 마당에서 치목을 해서 오일스텐 바르고 엊저녁 달골에 올린.

서까래는 경량목조주택에 쓰이는 각재 투바이식스(2인치×6인치). 그건 내일.

낮밥을 하러 가기 전 각재에 오일스텐을 바르다가 학교로 내려갔더랬네.

 

세 차례나 차린 낮밥상이었다.

학교 안 식구들과 같은 시간을 맞출 수 없겠다 해서 

들어온 기락샘은 따로 먹지 했던 것.

두 번째 밥상 설거지를 할 때 인근에서 일한 준한샘도 때를 놓쳤다 들어왔네.

물꼬 밥 좋아하는 모두라.

그러면 또 밥하는 사람은 댓 번이라도 또 하지, 흥이 나서.

 

목수샘들이 들어온 날로 따지자면 열흘째,

그 이튿날부터 일을 했으나 어제 비로 하루 쉬어 공사 여드레째.

한가위 전 1부 작업을 마치는 기념쯤으로다가 월남쌈을 넉넉하게 준비하다.

물꼬에 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넘치도록 맛나게 먹는 음식.

특히 여름저녁이면 여러 시간 왁자하게 먹는다.

한가위 지나면 쌀쌀하니 이 여름 마지막 월남쌈일수도.

 

결국 공사는 마무리를 못했다, 한가위 전에 끝내자 했지만.

길어야 이틀도 걸리지 않으리라던 치목이 무려 닷새가 넘게 걸리면서 일정이 밀렸다.

마침 목수들의 다음 현장이 10월로 밀려 여유가 생겼다.

그게 전체 진행을 조금 느슨하게 했을 지도.

물꼬에서 수확한 포도를 상자로 만들어 전했다.

배웅 없이 내일 새벽에들 한가위를 쇠러 떠나기로.

 

이리 되면 설악산행이 문제다. 몇 사람이 걸린 일정.

한 해 동안 네댓 차례 잡힌 설악산행이고,

지난 6월 열하루동안 첫 일정이 있었다.

이번 여정에는 남자 셋, 여자 둘이 합류키로.

이번에도 시작은 남설악에서 하지만 외설악으로 옮겨 갈.

하루 산에 오르고 하루 쉴,

혹은 내리 오르고 하루 쉬고 그럴 수도.

날씨가 변수가 되기도 할 테지.

목수샘들이 좀 꼼꼼도 하여 사나흘로는 공사 마무리가 안 될 듯도.

한가위 연휴 나흘 지나고 남은 날이 사흘.

예정대로 사흘 만에 끝난다 해도 26일 출발은 무리다.

게다 밀린,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이 27

여러 사람들의 사례로 보아 접종 뒤 적어도 한 이틀은 쉬어주어야 할 듯.

그렇다면 30일은 돼야 출발이 가능할. 빨라야 말이다.

10월이면 마감에 걸리는 원고도 있는데. 허니 30일 뒤로 더는 미룰 수 없는.

, 다음 걱정은 다음 걸음에! 되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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