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0.해날.맑음 / 어른을 돌보는 아이들

조회 수 1204 추천 수 0 2005.11.22 09:09:00

2005.11.20.해날.맑음 / 어른을 돌보는 아이들

아이들은 달골 공사가 어이 되는지
머물고 있는 일곱 살 종훈이도 끌고 시찰(?)을 다녀오기도 하고
열택샘이랑 곶감집 대청소를 하고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장기와 오목을 지치도록 두다
모래산에서 얼어붙은 손으로 집을 짓기도 하고
뜨개질도 하고 피아노 연습도 했습니다.
일하는 어른들 곁에서 노래도 부르고 수다도 떨다
좋은 책 하나를 골라 읽어주기도 하고
아픈 어른 안마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문득, 예선 아이들이 어른을 돌보는구나 싶더이다.

품앗이 승현이 삼촌 재홍이 삼촌이
마지막까지 나무를 실어 나르고 12시차로 떠났습니다,
이번 참엔 공동체어른들을 위한 선물까지 남겨주고
(문화상품권 잘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다니러 온 접시마사지 전문가 박진숙 엄마는
밤에 간장집에 올라와
아파 절절 매고 있는 왼쪽 날개쭉지 아래 늘어 붙은 근육을 떼 주었습니다.
"우리 친하게 지내도록 합시다!"
무언가 필요할라치면 그것을 들고 오는 손이 꼭 있지요.
이곳에서의 삶은 우주의 흐름을 그리 느낄 수 있게 합니다.
그것은 때로 우리를 신비주의자로 만들기도 하고,
생에 대한 고맙고 감사함으로 머리 숙이게도 하며
존재 하나 하나에 경외감을 가지게도 하지요.
비어 있으면 채워지기 마련이랍니다.

면담 이틀째, 두 가정을 만났지요.
멀리서 아이만 보낼 가정과
엄마가 학교일을 도우러 먼저 내려오고 다음 해 귀농을 준비하는 가정입니다.
열심히 건강하게 사는 이웃들은 힘이 되지요.
유쾌했고, 가슴 따듯했더랍니다.
귀한 자리였다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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