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영하로 떨어진 날 이후 하루 흐름에 변화가 있었다.

주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대개 23일 무렵)이 지나서 그리 움직이는데,

(온도가 더 낮으면 첫얼음도 그께에 내린다는 상강)

이른 아침 나가서 일을 하거나 걷고 들어와서야 수련을 하는데,

수행을 하고 밖으로 나선다.

몸풀기를 하고 아침뜨락을 돌아보며

잠깐 잠깐 멈춰 손에 닿는 것들을 뽑거나 치우며 걷고 나오다.

 

햇발동 창을 다 열어 바람을 들이고 거실에 있는 화분들을 돌본 다음

정오께 학교로 내려갔다.

장을 보고 들어와서 다시 달골 올라

햇발동 청소에 이불들을 털고 보일러 온도를 높였다.

하얀샘이 어제 늦은 오후 한 시간 마른풀을 검고 나갔고,

오늘도 그리 다녀갔다.

어제 또 멈춘 잔디 깎는 기계였고, 오늘 고쳐 온.

어제 움직임의 후반은 낫으로 풀을 쳐냈던.

 

10월 빈들모임이 있는 주말.

상황을 좀 만들었다,

다시 오기 쉽지 않을, 첫걸음한 한 가정의 집중상담을 위해

오기로 했던 물꼬 품앗이 둘을 위해서는 다음 주에 시간을 내놓기로 하고,

또 다른 둘은 마침 2월 빈들모임에 합류하겠다 했다.

대처 나가 있는 물꼬 안식구들도 이번 주는 건너뛰기로.

해서 온전히 한 가정을 위해 시간을 열었다.

10학년 아들을 둔 중국동포 가정이었다.

저녁 6시 시작하는 일정이나 괜찮다면 30분 일찍 와서 물꼬 한바퀴일정을 하자 했다.

16:30 벌써 학교로 들어선 그네였다.

 

학교 한 바퀴.

이런 산골에 학교를 꾸리고 산다니, 대단하다고.

네팔의 깊은 산마을에서 내가 던진 질문이기도 하였더라.

당신은 어디 사느냐, 궁금해했다.

70년대 지어진 낡은 사택에서 지냈고,

그마저도 사람들이 들어오면 내주었다. 같이 썼다.

그러다 햇발동이 생기고는 2층에 하늘방을 얻었고,

그 역시 사람들이 들어올 때면 내주었다.

그러다 일정이 진행될 때 햇발동 거실에서 자기 시작했다.

사이집이 생기고 드디어 다락을 얻었다.

가장 친한 벗이 올 때를 빼고는 비로소 혼자 쓰는 공간이 된.

 

! 쉽지 않은 밥상이겠다. 물꼬에서 드문 일.

물꼬의 밥이 대체로 맛날 수 있었던 다른 시간에 견주면 아주 어려울 수도.

음식문화의 차이 때문에.

고기를 즐기고 기름기 많은 음식에 익숙한 이들이었다.

가져온 음식도 소고기, 닭고기, 순대, 떡줄, 그리고 콩나물무침.

조선족도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

흑룡강(헤이룽 강), 요령성(랴오닝 성), 길림성(지린 성), 세 지역에 분포하는 이들은

조선 후기 간도 지역에 살던 이들의 후손에다

일본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지역으로 건너갔던 독립유공자분들의 후손도 적지 않은.

우리가 흔히 연변사람으로 알고 있는 길림성 조선족이 가장 많다고.

요령성과 흑룡강은 조선족 사회에서도 소수에 해당.

연변 조선족은 조선인 커뮤니티가 크니 이북 말투와 비슷한 조선어 구사에 능하고,

그래서 중국어가 약하기도,

흑룡강은 대도시 하얼빈을 중심으로 한 출신들이 많아

비교적 중국어와 조선어를 비슷하게 구사하는 반면

요령성 출신은 대체로 중국어에 능통하단다.

흑룡강에서 온 가족이었다.

 

찻자리. 결국 가족상담이었던.

서로가 상대에게 걸리는 지점을 짚다.

엄마는 애가 타고, 아이는 급할 게 없고,

야단치고 답답해하고 소리가 높아지고, 반복했던 일이었을 테다.

비로소 찬찬히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9시에 일정이 끝나는 빈들모임이 있다니.

일찌감치 달골에 들었다.

문을 잠가야지 않느냐, 물어왔다. , 생각 못했네.

굳이 잠가야 한다면 방을 잠그면 될.

 

, 열어놓았던 현관문 때문이었나,

현관에서 살아오며 여태 본 것들 가운데 가장 큰 지네를 보았네.

산을 기대고 사니 지네를 본 일이야 아주 없던 일은 아니었으나

집안까지(현관바닥이긴 했어도) 들어온 걸 보게 되니

매우 놀라 가슴이 진정되는데 시간이 필요했네.

광호샘이 죽이지 말고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

사람들은 멀리 내보내거나 죽여야 한다고 했는데...

방충에 더 신경을 써야 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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