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장날, 학교 아저씨는 나들이를 나가고,

 

교무실에서는 한 시간을 넘게 전화 상담 중이었다.

초등 남아 지적장애 3.

아빠는 10년 가까이 외국에서 일을 하고 있고,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누나와 세 식구.

유아기에 장애진단을 받았지만 빠르게 좋아졌다는데,

초등 초반에 외국에 나가 살면서 언어 장벽으로 더욱 나빠진.

언어가 그러했으니 발달 역시 더뎠으리라.

몇 해 후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에 이른.

자조기술은 되고,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고, 식탐이 크고,

수학을 빼고는 대개 제 학년의 학습을 따라간다고.

엄마의 정보로 보면 제 학년보다 두어 학년 아래의 정신연령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건 타인의 객관적인 눈이 필요하다.

엄마는, 우리 엄마들이란, 자식을 바로보기 참 어려우니.

우리는 아이들의 서사를 알고 있으므로 더 많이 이해하지만

그게 과연 객관적인 지표인지는 의심이 갈.

특히 요새는 놀 친구가 없어서 목말라 한단다.

장애가 아니라도 코로나19가 우리 아이들에게 던진 가장 큰 피해가 그것일 것.

비장애아도 그렇지만 특수아들에게 펜데믹 상황에서 무엇보다 큰 문제가 비대면이었다.

관계를 통한 배움의 확장성이 크니.

특수교사들이 애를 많이 썼을 것이나

대면할 수 없다는 데야 장사가 없는.

신체장애가 아니고 더구나 경증이니 약물치료를 할 것도 아니라

물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다.

일단 아이를 봐야지.

정보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눈으로 관찰해야.

그런 뒤 그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방향이 설 테지.

계자에 결합하는 것도 방법 하나일 테고,

필요하면 물꼬에서 일정 정도의 수업을 해볼 수도 있을.

 

지적장애(정신지체)라면 지능과 사회적응력이 모두 떨어지는 경우지만

일반적으로 지적장애 3급이라면 경계선 지능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놀이를 할 땐 거의 문제가 없고, 다만 인지와 언어능력이 처져 학습에 다소 더딘.

사회성이 조금 처지긴 하지만 의사소통에 문제는 없다는.

하지만 대화가 길어지거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지점에서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두뇌는 살아가면서 달라진다.

그래서 지적장애만 하더라도 어른이 될 때 재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전체 발달 속도 또한 더딘 경우가 대부분이어

또래 아이들과 지속적인 차이를 계속 안고 있다.

하여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적 직업적 학업적 어려움을 겪는.

물꼬에서는 지적장애 3급이나 경계성급 아이들을 만나면

아이가 실제 겪고 있는 구체적인 어려움 하나를 해결하는 것으로 치료에 접근한다.

그러면 다음 단계가 훨씬 쉬워지는 경험이 많다.

만나보면 그 아이에게 첫째 숙제로 무엇을 놓을지를 찾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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