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7.물날. 오후 흐림

조회 수 340 추천 수 0 2021.12.23 23:58:55


내가 다 긴장돼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밤.

부디 푹 달게 자고 가뿐히 아침들을 여시라.

옛 시절의 대입시험이 아니라 해도 여전히 당사자들에겐 큰 시험, 수능,

올해는 드디어 내일이다.

그간 12학년을 위한 대배 이어달리기를 해왔다.

그거 아니어도 해건지기에서 늘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수능기도라고나 할까.

오늘 아침도 대배 백배를 했더라지.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다.

11월 중순에 이르니 올해를 넘기고 말려나 싶기도 했다.

달골 대문 앞, 지난해 입은 수해로 길이 헤집어져 있었더랬고,

가을에 공사를 하겠다는 면사무소의 답변을 받았더랬다.

가을은 가버렸다.

오늘 트럭 한 대 달골 대문께 들어왔다.

두 사람이 내려 길을 요모조모 살피고 있었다.

공사를 하긴 하려나 보다.

 

20년 전에 낸 시집이 있다.

오늘 그 출판사에 메일 넣었다. 절판하고 싶다고.

원고료를 준다하기 넙죽 팔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시로 두고두고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그 세월이 흐른.

언제나 최선을 다할 것그래야 내일 부끄럽지 않나니.

그때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지만뭘 모르는 저였습니다.

출판사의 전문성을 기대지 않고

제 곁에 있는 두엇의 의견으로 그 제목을 고집 피우던 기억이 있습니다.

돈 준다 하니 덥석 받고 시를 넘기고는,

그렇게 냅다 던지고 저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미안함을 오래 안고 있었습니다.

긴 세월 속에 시집이 잊히는가 했더니,

최근 두어 해, 제게 관심 있는 몇 사람이 <○○○○>(* 그 시집 제목)이 품절로 나온다며 사려고 했노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아쿠!

저 역시 찾아보니 그러하군요.

부끄러운 시들입니다.

이런 세월이 올 줄 몰랐지요검색하면 그의 행적들이 드러나는.’

 

한 종교인이 지속적으로 선교 영상을 보내오고 있다,

자신의 종교가 세계의 많은 나라와 교육과정을 공유하고 있다며.

나는 세계적이란 것에 그리 감동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그 종교가 그리 세계적이라는 것 역시 별 감흥이 없다.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그런 게 중요한.

좋은 생각들은 수용을 통해 자란다 생각한다.

보다 나은 교육에 관심이 있고,

작은 나는 늘 배움이 필요한 사람이니

그곳의 좋은 덕목이 힘이 될 수는 있겠지.

나른한 봄날이나 온다면 읽을 짬이 날까.

 

두 권이나 당장 초고를 써야 한다.

작년 10월에 계약한 한 권은 계약서가 바랬겠다.

그예 해를 넘기겠네.

오늘은 글쓰기 작업 일정을 짜보았다.

그 말이 당장 쓰기에 돌입한다는 말은 아니나.

이 학년도가 끝날 때 그 원고 만큼은 보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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