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도착했습니다!

조회 수 2520 추천 수 0 2021.12.27 01:01:46
오면서 여럿 생각을 하고 졸기도 하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습니다. 내일이면 다시 등교를 해야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불과 24시간전에 보냈던 시간들과 나눴던 이야기를 곱씹으며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는 듯 합니다.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며, 도대체 어디를 다녀왔냐는 말에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숙박시설이라고 하기엔 보낸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정겹고, 그렇다고 학교라고 칭하기엔 통상적인 의미의 학교로 변색될까 염려되어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친구들에게 물꼬라는 공간의 이점을 설명하며 "너희들도 한 번 와 봐!"  라는 식의 일종의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물꼬라는 공간은 한 단어로 응축하여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썬 지난 하루의 중요성을 크게 체감할 수는 없겠으나 시간이 흐르고 추위로 고생했던 시간이 미화되며 너무너무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동시에 이번 겨울엔 청계라도 참가했다는 사실에 좋은 선택을 한 지난주의 안성빈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옥쌤의 마지막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요상한 사람들이 공부에 집착해서 요직에 앉으면 세상이 이상해지니, 좋은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제가 내년을 열심히 보내서 큰 사람이 되어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라는 메시지(강압적이지는 않은)로 다가왔습니다. 

기차에서 좋은 사람과 좋은 세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평등, 공정, 정의, 사랑, 쾌락 등등... 다양한 덕목 중 어느 것이 좋음에 가까운지에 대해도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근원적으로 제가 좋은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더 나은 세상의 방향이 어느 쪽인지는 대충 '감' 정도로 알고 있는 듯 합니다. 혼란스럽고 너무나도 가변적인 현대 사회에서 말 도 안 되게 거꾸로 가고 옳지 않게 흐르는 일들을 다시금 정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 되는 것에 초점을 두고 노력해보겠습니다.


벌써 큰 숙제가 생겨버렸습니다. 조금씩 해치우며 열심히 지내다가 다시 치질 때 물꼬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옥쌤도, 삼촌도, 물꼬에 계시고 오고 가는 분들이 무탈하고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내일의 안성빈을 위해 이만 줄이겠습니다. 

-안성빈 드림-




물꼬

2021.12.27 01:08:49
*.62.213.209

그럼, 이곳에서도 물꼬의 내일을 위해 ... :)


엄마 등에 업혀서 왔던 아이를 12학년을 맞는 나이까지 지켜볼 수 있었음은

엄청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잘 자란 아이들을 보는 기쁨, 교사의 즐거움이란 그게 다이겠다 싶은 만남이었습니다.

뭐, 물꼬가 별 한 것도 없으면서 말이지요, ㅎ


건강하고 아름다운 시간이 되기로!

물꼬

2021.12.27 11:22:54
*.39.130.142

ㅎ 다시 글을 읽어보다가,


'좋은 거' 나 혼자 안 하고 친구들과 나누는 거 좋음 :)

영업? ㅎ 자유학'교' 선교 혹은 포교 ㅎ

다른 이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어떤 걸, 무엇을 생각하게 되었다,

무척 낡고 오래된 곳이지만 내겐 어떤 의미가 있었다,

그런 설명이면 될 듯.

내가 좋다고 넘도 그런 건 아닐 것이니 그저 이런 게 있다, 그런 소개 정도.

어차피 물꼬는 소수자집단이고, 클 수도 없고 크는 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연이 닿는 몇들로 사라지지 않고 이어지는?

인간적인 규모로, 할 수 있는 만큼의 규모로.


일단 그대만 생각하네. 그대가 어떤 어른으로 나아가는지, 그 시간에 동행하고픔! :)

성실하게 쓴 글에 뭔가 좀 예의를 더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관계로다가 몇 자 더. ㅎ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07888
5898 그동안 감사하엿습니다 secret 정해정 2004-05-31  
5897 옥선생님께 secret [2] 성/현빈 맘 2004-12-23  
5896 옥샘 전화한번 부탁드릴께요. secret 관리자3 2005-03-20  
5895 물꼬방문에 앞서서 secret 정은영 2005-05-31  
5894 눈이 아주 예쁘게 내렸습니다. secret [1] 장선진 2006-12-17  
5893 조만간 가네요... secret 장선진 2007-07-25  
5892 물꼬 선생님 안녕하세요 secret 김정미 2008-01-09  
5891 125계자 신청 secret 수나 엄마 2008-06-27  
5890 아옥샘 정우요 서정우요!! secret 최지윤 2008-07-10  
5889 겨울계자관련 secret [1] 김수정 2008-12-21  
5888 정인이는 어찌할지 물어봐주세요 secret [3] 최영미 2009-07-28  
5887 옥샘~ secret [1] 전경준 2009-10-23  
5886 옥샘 하나더 여쭤볼게있습니다. secret [1] 전경준 2009-12-08  
5885 옥샘께! secret [2] 김유정 2009-12-26  
5884 옥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ecret [1] 김수진 2010-01-01  
5883 옥샘! 조용하게말할게여 ㅋ secret [1] 전경준 2010-01-11  
5882 새끼일꾼 계좌 이제야 입금했어요 secret [1] 2010-01-20  
5881 옥샘 !! 죄송하지만요... secret [1] 세훈 2010-03-20  
5880 새끼일꾼 계자에 관해 secret [1] 오인영 2010-07-14  
5879 옥쌤~ secret [1] 김아람 2010-07-1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