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월요일에 까고, 금요일쯤 포장을 하면 2주쯤 소요된다고 봐야죠...”
“결국 보름 일정이네요.”
달골 이르는 길, 대문 앞의 막바지 길의 보수공사를 맡은 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다가 올해 못 하나 보다 하던 참.
지난해 9월 큰비에 길이 쓸리고 패였던.
그날 작은 계곡으로 물이 흘러넘쳐 차도 사람도 발이 묶였더랬다.
민원을 넣었으나 더 심각한 곳도 못하고 있다며 예산이 문제라 했다.
그래도 여러 경로로 말을 넣었더니 가을에 해보자는 면사무소의 답이 있었던.
현재의 포장도로를 깨고 걷어내고 다시 포장하는 과정이 될 것이었다.
“레미콘 물량이 안 돼서...”
쏟아지는 공사들로 최대한 믹스트럭을 확보한 게 쇠날이란다.
차는 다닐 수 없어도 사람은 다닐 수 있게 한다지.
큰 짐이야 미리 내리거나 올리거나.
“좋은 때를 다 보내고...”
그럴밖에. 다른 데 공사를 하고 조금 남겨 이곳에 쓰겠다고 했으니까.
“그렇다고 내년에 하기는 어렵겠지요?”
그 역시 그럴밖에. 예산을 해 안에 써야 할 테니까.
다음 주말에 하려는 김장 일정이 걸린다.
어쩌나...
학교에서는 창문에 비닐을 쳤다.
오늘은 교무실과 모둠방 앞.
낡은 건물을 비닐을 둘러서라도 겨울을 막아보려는,
월동을 위해 해마다 하는 일 하나.
다음은 창 안쪽에다 보온비닐을 붙일.
대처 나와 아파트에서 머무는 밤.
안에서 모든 게 다 된다.
화장실이 몇 걸음에, 부엌도 몇 걸음에 있는.
밥을 하러 다른 건물로 건너가지 않아도 되고,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복도를 걸어 책상에 가지 않아도 되고,
따뜻한 물이 철철.
머리를 감아도 춥지 않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너무 편하니까 오히려 행복감 같은 게 낮을 수도 있어요.
물꼬에서는 난로, 따뜻한 물에도 고맙고 감동하고 그러니까 성취감이 커서...”
아들이 말했다.
연탄난로가 고맙고, 그 위에 끓는 물이 고맙고,
장작이 고맙고, 석유난로가 고맙고,
잘 닫히는 문이 고맙고, 아랫목이 고맙고,
얼지 않는 수도가 고맙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