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30.물날.봄날 같은 볕 / 아궁이 앞에서

조회 수 1162 추천 수 0 2005.12.01 22:40:00

2005.11.30.물날.봄날 같은 볕 / 아궁이 앞에서

물꼬의 나뭇꾼들은 산을 내려와 여느 물날처럼 고래방을 찾은 국선도 샘들과
수련을 하였습니다.
한가로웠지요.
김점곤 아빠랑 류옥하다가 큰 마당에서 하는 하늘땅놀이를
다른 식구들은 책방 현관 앞에서 볕을 쪼이며 구경합니다.
"날이 이리 따뜻해도 되나?"

아궁이 앞에 앉습니다.
전기를 때며 기름을 쓰며 연탄을 갈며는 잊기 쉬운 고마움이
불을 때고 앉으면 흘러가버리는 일이 드물지요.
나무는 오래 타며,
재놓은 장작더미에서 하나를 꺼내 얹을 때마다
삼촌이나 열택샘, 그리고 이 나무를 베서 끌고 와 자르고 패기까지 거친 많은 손을
고스란히 되짚게 됩니다.
그래서 아궁이는 깊은 사유의 시간 아니라도 이래저래 덕이 크지요.
다시, 품앗이들의 손발이 고맙고 고맙습니다.

요새 농사일이 한가하니 가마솥방도 한가롭습니다.
지나다 들여다보면 우리 희정샘은
뜨개질도 하고 황토로 옷감 물도 들이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있습니다.
대단한 사람이지요,
대학 2년 때 품앗이로 와서 맺은 인연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일찌감치 4대 가마솥지기가 되어 수년을 자리바꿈 없이 지키고 있는 그는
이 공동체의 훌륭한 안주인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때로 날이 서서 그가 가진 작은 허물들을 더러 들추기도 하는데,
그가 하는 일이 허물을 덮기에 충분하고도 남다마다요.
밥을 떠 넣으며 오늘도 그가 고마웠더이다.

아이들이 비운 학교는
젊은 할아버지 상범샘 열택샘 희정샘 김점곤아빠 방문자윤정식님 류옥하다,
그리고 달골 현장소장님과 인부들이 온통 채우고 있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4722 2006.10. 2.달날. 맑음 옥영경 2006-10-10 1166
4721 2010.12.27.달날. 잠시 풀리는가 싶더니 오후 다시 언다 옥영경 2011-01-03 1165
4720 4월 몽당계자 이튿날, 2010. 4.24.흙날. 맑음 옥영경 2010-05-10 1165
4719 135 계자 나흗날, 2010. 1. 6.물날. 맑음 옥영경 2010-01-11 1165
4718 2008. 3. 4.불날. 흐려지는 하늘 옥영경 2008-03-23 1165
4717 3월 5일 흙날 눈 날리다 옥영경 2005-03-06 1165
4716 150 계자 사흗날, 2012. 1.10.불날. 갬 옥영경 2012-01-18 1164
4715 2011. 8.13.흙날. 맑음 / 147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11-08-30 1164
4714 2008.10.22.물날. 비 옥영경 2008-11-02 1164
4713 2007. 3. 7.물날. 마른 눈발 날리는 아침 옥영경 2007-03-21 1164
4712 2006.5.10.물날. 비 옥영경 2006-05-11 1164
4711 2006.4.24.달날. 황사 옥영경 2006-05-09 1164
4710 2005.12.31.흙날.맑음 / 잊고 있었던 두 가지 옥영경 2006-01-02 1164
4709 2월 16일 물날, 새 홈페이지 막바지 논의 옥영경 2005-02-26 1164
4708 154 계자 이튿날, 2013. 1. 7.달날. 맑음 옥영경 2013-01-11 1163
4707 2012. 2. 7.불날. 다시 한파 옥영경 2012-02-21 1163
4706 2008. 3.22.흙날. 맑음 옥영경 2008-04-06 1163
4705 2007. 4. 1.해날. 앞을 가리는 황사 옥영경 2007-04-16 1163
4704 2007. 2. 3.흙날. 맑음 옥영경 2007-02-08 1163
4703 2007. 1.15.달날. 맑음 옥영경 2007-01-19 116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