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30.물날 / 물구나무서서 스무나흘을 보내며

조회 수 1166 추천 수 0 2005.12.01 22:41:00

2005.11.30.물날 / 물구나무서서 스무나흘을 보내며

정상열 곽지원 윤춘수 장은현 박윤실 김소희 황연 김민희
공철식 김미지 김호성 양은희 목지영 우명순 호남경 윤기수
정선희 김용관 백은영 김점곤 주영만 송말희 유대상 천유상
조문경 대구 고세이

'49일 물구나무서기-특별건축기금마련' 스무나흘을 흘러 보냈습니다.
도움 주셨던 분들의 이름자이지요.
어느 분인들 넉넉해서 냈을 라구요.
전화요금을 미루며 여기 더 필요할 거라 내주신 분도 있고,
대학 마지막 등록금을 보탰던 것을 잊지 않고 이리 갚아준 후배도 있고,
역시 대학 때
다달이 생활비를 조금(아주 조금) 보태준 것을 이제 이리 돌려준 이도 있으며,
초등학교 때 이곳에서 공부를 했던 아이가 커서 시간제일을 하며 번 돈을 보태기도 했고,
대학 1년 때부터 품앗이 일꾼으로 손발을 보태고
이제 아이 어머니가 된 후배가 살림을 쪼개 보태기도 했지요.
지금은 아이가 어리지만 언젠가 아이를 보낼 생각으로
훗날의 내 아이의 학교를 위해 힘을 보탠 이,
함께 모임을 했던 선배가 어데서 소식을 듣고 손을 펴주기도 했고,
초등 두 아이가 계절자유학교 왔던 인연으로 만나
그 아이들 다 커버려 물꼬 덕 볼일도 없는데 큰 돈을 선뜻 내준 분도 계시고,
누군지 짐작할 만한데도 조금이라 미안하다며 이름 없이 보내준 이도 있고,
이웃마을에 살며 물꼬가 열심히 살아서 고맙다고 보탠 이도 있으며,
굵직한 품앗이였고 이제는 교사로 발을 디뎌 논두렁이 된 이들도 있습니다.
이 작은 학교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어렵게 사는 한 어른이 필요할 때 힘이 되고 싶다 꼬깃꼬깃 마련한 것도 있지요.
그리고
겨우 논두렁 명단에서 이름 석자나 알 뿐 면식도 없는 분들이
선뜻 내밀어주신 것들이 있었습니다.

불쑥 내민 손을 나무라지 않으시고
잡아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물구나무 서는 내내 우리가 무엇이어서 이런 그늘을 다 누리는가
묻고 또 물었다지요.
이름자 하나 하나 읽고 또 읽으며 목울대가 뜨거워졌더이다.
간간이 들리는 물꼬 소식에 어떻게든 손을 보태고 싶었을,
마음이 예 있는 더 많은 분들이 있을 것을 또한 압니다.
아주 큰 부자라 한들 도울 수 있으면 고맙고
아니면 그만일 뿐 서운하다거나 야속타 생각지 않습니다.
혹여 마음이 그러하실까 조심스러우니이다.

사람들이 고맙고
하늘이 고맙습니다.
그리고 오늘, 낙엽방학으로 멀리 있는 우리 새끼들이 유달리 그-립-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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