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7.달날. 맑음

조회 수 329 추천 수 0 2022.04.04 05:50:48

 

바람이 달라졌으니 겨우내 닫혔던 곳들에 바람들이기.

아침에 열고 저녁에 닫다.

 

봄이 왔다. 사람들의 마음도 그러한가 보다.

그렇겠지. 겨울은 마음에도 오는 거니까. 봄도 그렇게 우리 몸을 통과하겠지.

사람들의 소식이 들어왔다.

영월에서 온 전화 하나.

연고도 없는 곳에 들어가 지난 2년 열심히 자신을 갈고 닦고 있던.

뛰었어요.”

정말 뜀박질을 하면 지난 두 해를 보내고 있었더란다.

이제 준비가 된 모양이다. 서울로 간단다.

그런데, 선생님, 알고 계세요? 제가 깜짝놀랐어요.

선생님이 귀찮아서라는 말을 몇 번 해서...”

그랬던가. 그가 내게서 지난 30년 동안 못 들어본 말이라고. 그때 알았다, 내 늙음을.

아차차차차, 정신 차려야지, 그런 낱말('귀찮아서')이 나를 규정하지 않도록, 내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읍내서 들어온 소식도 하나.

나무공예 하는 친구가 재작년부터 아이들 수업을 시작했고,

예술인들과 공동작업실도 만들어 한참 공간을 보수하는 모양.

고맙다, 잘들 살아주어. 나도 그리 살아보겠다.

 

2022학년도 여는 날 첫걸음 예()’를 안내하다.

춘분인 321일 달날 아침 10, 새 학년도를 시작하는 첫걸음 예(())’가 있다고,

대개 경칩을 지나며 여는 새 학년도인데 올해는 조금 더뎠다고.

‘2022학년도 한해살이(학사일정)’도 같은 날 안내하겠다 했다.

차를 달여 내고, 낮밥으로 국수도 마련한다고.

 

어제 출판사에 원고가 이러저러 늦어진다 상황을 알렸고,

오늘 답이 들어왔다.

"함께 작업하시면, 그 과정에서 늘 일정에 맞춰 주시려고 애쓰시는 선생님께서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메일을 쓰면서 어떤 마음이셨는지 

충분히 짐작하는 담당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선생님께 무제한의 신뢰와 응원을 드립니다.

3월 마지막 주에 설악 산행이 잡혀 있다고 하셨는데

(산행 일정과 또 다른 일정이 어찌 되시는지 몰라도

산행 전에 몸 먼저 잘 추스르시고요 

산행 다녀오신 후에 설악의 기운으로 컨디션 회복하시면서

글을 다시 검토하시고 진도 나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수십 년간 교류한 한 친구가 오늘 한 말을 곱씹고 있는 중.

누구라도 어디라도 확진자가 생긴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지금 상황.

지난 이태 물꼬는 일정을 한 번도 취소하지 않고 이어왔다고 하자, 물론 규모를 줄였지만,

코로나 상황에 기적이었다고 하자 그가 말했다.

이 세상에 이 우주에 보이지 않는 구간이 있잖아요.

 거기로 사라지거나 죽거나. 그게 어디로 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고,

 그래서 있다가 나오는 곳일 수도 있고.

 말씀은 기적이라 하시지만 보이지 않는 거를 보는 게 있으신 것 같아요.

 언어로 어찌 표현되는지는 모르나 그런 게 보이는 것 같은..

 보이는 것만으로 삶을 운용하는 이들은 볼 수 없는 거죠.”

물꼬는 그런 곳이고 내 삶도 그 안에 있다고,

그런가...

내 편에서는 또 이런 생각을 했지,

그런 걸 볼 수 있는 이들이 있다, 그가 그런 사람인가 보다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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