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9.물날. 맑음

조회 수 333 추천 수 0 2022.04.04 05:52:22


20대 대선 투표일.

마을에서는 아침 10시 사람들을 태우고 투표를 하러들 나갔다.

물꼬 식구들은 사전투표를 했다.

 

녹색연합이 주요 대선 후보들에게 전자 공보물 도입, 현수막 사용 금지시행여부를 물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만 긍정적 답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재생 현수막을 쓰겠다고만 했고,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는 응답하지 않았다.

환경문제에 대한 후보자들의 현주소였다.

 

선거 개표방송을 보는 것에 그리 열정적이지 않다.

어차피 결과야 내가 눈 부릅뜨고 본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대체로 잔다.

이미 투표한 것인데, 자정께나 늦어도 새벽이면 결과를 알텐데, .

어딘가 식당에 있기라도 했다면

틀어놓은 TV에서 흘러나오는 개표방송을 흘낏 보았을 테지.

사람들과 저녁상을 물리고 차를 마시며

두어 사람쯤 손전화로 확인한 개표상황을 전해 들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잠을 자지 않으면서까지 챙겨들을 정도는 아닐.

하지만 이번 대선 개표는 책상에 앉은 틈틈이 들여다보았다.

궁금했다.

느끼는 여론조사와 발표하는 여론조사에 간극이 컸고,

심각한 갈등의 골이 정말일까, 그게 표에서 잘 드러날까, 그런 생각들.

자정께는 판세를 대략 알 수 있으리라던 예상과 달리

야삼경이 넘어가도록 선두 두 사람의 결과는 격차가 크지 않았다.

새벽, 결과에 참... 2012년 대선보다 더한 무기력감이 엄습했다.

표 차이는 247, 무효표가 30.

윤석열 후보가 20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다고 했는데, 여론조사와는 달랐다.

오히려 이재명 후보 표에 20대 남녀 2%가 앞섰지, 아마.

그에 대한 지지에 2030대 여성의 결집이 두드러졌다. 20대 여성이 더 많았다.

정말 박빙이었다. 무슨 영어일 것 같은 낱말 박빙(薄氷); 살얼음.

근소한 차이를 비유적으로 쓰는 말.

야삼경을 다 지나 윤곽이 잡혔다. 윤 후보가 앞섰다.

국민의 절반은 그를 지지했고 당선되었다.

쌓인 현안들도 많지만 대선을 치르며 벌어진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 수 있을지.

대선 전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당선인의 우려할 만한 모습들이 있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니까, 사람은 여간해서 변하지 않지만 또한 변하니까,

그를 둘러싼 좋은 길라잡이들이 있겠거니 하고 잘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해보자.

국민들 살기가 나아지면 좋겠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은 이럴 때마다 되살아나지 않을 수 없다.

북한군인들과 남한군인들이 전쟁이 일어난 줄도 모르는 강원도 깊은 동막골에서

마을에 스며들며 벌어지는 풍경.

북한장교가 이장한테 묻지.

어떻게 하면 마을 사람들이 이리 따르는 위대한 영도력을 보여줄 수 있냐고.

이장 왈, 뭘 좀 멕여 보라(뭘 좀 주라고 했던가...) 했다.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거야 무슨 문제이겠냐만

그것이 가난한 이들의 몫을 당겨쓰는 거라면 따져야 할.

국가가 우리를 걱정시키는 5년이 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시민이 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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