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11.쇠날. 흐림

조회 수 344 추천 수 0 2022.04.04 05:55:12


가마솥방에는 세월호 달력이 걸려있다.

2019년 달력이나 아직도 걷지 않았다.

거기 서해에 빠져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 있기 때문이고,

잊지 말고 기억하면서 우리 삶을 세워나가자는 뜻일.

달력에는 세월호로 희생된 아이들과 교사들과 김관홍 잠수사의 생일이 표시되어있다.

 

722.

밖에 나갔다 돌아오면 할아버지 할머니 드시라고 붕어빵을 사 들고 오는 눈이 맑고 예쁜 박정슬

106.

아버지의 전부,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으로 아버지 친구분들께 삼겹살을 대접한 효녀 김소연

125.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어 엄마의 주름살을 펴주는 것이 꿈인 이혜경

 

어떻게 이들은 이런 마음으로 키워졌는가.

누가 이들을 길렀는가.

무엇보다 자신이 그렇게 컸을 것이다.

고마웠다, 그 마음이.

달력에는 아이들의 꿈도 적혀있는데

그 아이들이 살아있다고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는 세상이었나!

 

수술했던 것 이제 알았다고, 괜찮냐고 품앗이샘 하나가 안부를 물어오다.

엎친 데 덮쳐 수술하고 회복하기 전 또 앓기도 해서 봄이 더뎠네.

이제 일어나야지! 담주부터 일상이 돌아갈 수 있겠거니 함! 아프지 말자~‘

그리고 보르헤스의 문장을 보냈다.

우리 인생에는 약간과 좋은 일과 많은 나쁜 일이 생긴다.

좋은 일은 그 차체로 놔둬라.

나쁜 일은 바꿔라, 더 나은 것으로. 이를 테면 시 같은 것으로.’

고맙다. 사랑한다, 내 동료이자 동지이고 벗인 그대들.

부디 강건들 하시라.

 

봄바람이 불고,

밭두둑에서 풀을 매는 학교아저씨.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714 2021. 3. 1.달날. 비 종일 옥영경 2021-03-26 361
713 2020.10.31.흙날. 맑음 옥영경 2020-11-30 361
712 2020.10.27.불날. 맑음 / 마음을 내고 나면 옥영경 2020-11-30 361
711 2020.10.16.쇠날. 뿌연 하늘 / 원정 일수행 옥영경 2020-11-22 361
710 2020. 6. 8.달날. 맑음, 폭염주의보 / 왜 이렇게 늦었어요? 옥영경 2020-08-13 361
709 2020. 5. 8.쇠날. 맑음 옥영경 2020-08-07 361
708 2024. 4. 1.달날. 맑음 옥영경 2024-04-21 360
707 2023. 5. 2.불날. 맑음 옥영경 2023-06-03 360
706 2021.12. 1.물날. 갬 / 우리들의 깊은 심중 옥영경 2021-12-31 360
705 2020.12.24.나무날. 해 옥영경 2021-01-15 360
704 2020. 9.28.달날. 맑음 옥영경 2020-11-15 360
703 9월 예술명상 이틀째, 2020. 9.23.물날. 가끔 하늘이 열리는 옥영경 2020-11-11 360
702 2023. 9.12.불날. 비 옥영경 2023-09-30 359
701 2021. 6.15.불날. 비 옥영경 2021-07-07 359
700 5월 빈들모임(5.28~30) 갈무리글 옥영경 2021-06-30 359
699 2020.12.29.불날. 눈 날리는 저녁 옥영경 2021-01-17 359
698 2020.12.20.해날. 맑고 쌀쌀 옥영경 2021-01-14 359
697 2020. 5.17.해날. 안개비 그치며 나온 해 옥영경 2020-08-10 359
696 2024. 4. 3.물날. 비 옥영경 2024-04-21 358
695 2023. 7.20.나무날. 갬 옥영경 2023-08-04 35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