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봄바람도 데리고 왔다.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이른 새벽 눈으로 폴폴거렸다.
지상에 닿자마자 녹았지만.
오늘도 축축한 하늘.
논두렁 통장을 챙겨보았다.
아리샘이 몇 달 전 논두렁비를 더 보냈다.
혹시 오류이진 않을까, 자기도 모르고 있지는 않을까?
문자 넣었다. 답은 이랬다.
- 논두렁비는 더 들어왔을 땐 모른 척하시고 안 들어올 때만 연락하시면 됩니다:)
아리샘다웠다.
그는 물꼬의 가장 큰 논두렁이다. 긴 세월로도 그렇다.
계자가 끝나고 통화를 못했던 수진샘과도 문자 오가다.
물꼬의 학부모이고 논두렁이고 벗이기도 한 그이라.
봄이 와버렸다고,
그곳 엄마와 아이를 염려하는 만큼 안부를 묻지 못하고 사노라고,
아프지 말라고,
두 사람을 물꼬가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 전했다.
- 표현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느껴지고 이해되는 마음들이 있지요.
옥샘의 사랑은 늘 그러합니다.
더 자주 먼저 연락 못해서 죄송하다고,
그래도 제 마음 또한 옥쌤의 사랑을 닮았다 여기어 달라 해왔다.
- 몸을 닮은 이 모든 감사,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나 또한 그러하리.
우리 또 그리 푹해진 마음으로 얼마쯤의 시간들을 건너갈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