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바람. 봄바람이렷다.
학교아저씨는 봄 씨앗들을 뿌리려 밭두둑을 만드는 중.
몸을 좀 추스른다.
이제 더는 밀리면 안 되니까. 하다 보면 힘도 나고 어찌어찌 또 다음을 넘어설 테니까.
교무실 일에서부터 점검하니 목록이 열댓 가지가 넘는다.
햇발동에 쓰인 수건들을 이제야 빨고 널다.
앓는 동안 하지 못했던 개인 빨래도 해서 널고.
달골에 가로등 교체하는 일이 어찌 돼 가나 이장님께 확인도 하고,
그 결에 달골에도 마을방송 수신기를 하나 달아달라고도 요청.
달골 CCTV관련 문의도 한다.
위치이동시, 한 대를 더 추가할 때, 비용들을 확인한 뒤
그건 현재 상태로 두기로 최종 정리.
면사무소에 직접 가서 처리해야 할 일에 대해 절차도 확인하다.
작은 수술 이후에도 복부에 계속 이어지는 통증 확인을 위해 병원에 예약도 해두다.
밤새 잠을 설치고, 그러다 일어나 책도 읽고
몇 차례 불을 껐다 켰다.
아침 6시가 되는 걸 보고 눈을 붙였던가.
09시가 넘어 깼는데 눈이 까끌거려 좀 더 이불 속에 머물렀다.
그래도 정오가 되기 전에 일어나 수행하고 걷고.
오늘 원고 작업을 거른 대신 시를 한 편 썼다.
시간을 쓰는 데 집약의 어려움이 있다.
저녁답에는 두 차례 걸었다. 해지는 아침뜨락과 달빛 아래 집둘레를 걷다.
21시에야 책을 폈다.
독서 책의 텍스트이다. 읽어야 글을 쓸 수 있잖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