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27.해날. 맑음

조회 수 440 추천 수 0 2022.04.22 13:45:37


바람이 많았다. 봄 들녘다웠다.

하늘과 바람과 산 그림자와 나무와 새와...

내가 누리는 것들을 생각하면 무어라 엄살 못 부린다.

이렇게 부자이면서 저만 생각한다면 죄악이다.

 

아침뜨락에 들어갔다.

못은 물이 찰랑여야 한다. 겨울 가뭄에 거의 바닥을 드러낸 물이었다.

비가 오고 땅도 녹고 물이 고였다. 밥못도 찼고, 달못도 찼다. 마음이 좋아졌다.

연못 가장자리 마른풀들을 긁거나 잘랐다.

작은 버드나무들도 가지를 잘라주었다.

곁에 있는 배롱나무가 돋보이도록, 연못을 너무 채우지 않도록.

잘생긴 나무 모양을 생각하면서 불필요한 가지부터 제거 후 전체 모양을 정리’,

이게 방법이다.

못 안 가장자리도 팔을 뻗어 물에 잠긴 마른 풀들을 베거나 뽑았다.

오늘 돌줍기는 달못 위 돌의자 앞 얼마쯤.

무엇이나 보기 시작하며 많다. 돌 많은 줄 모르지 않았으나 많기가 그리 많을 수가 없었다.

아가미길을 따라 언덕 쪽은, , 돌이 돌돌돌돌돌 대해리 밤하늘 볕 같았다.

이건 또 하루 날 잡기로. 그 하루로도 안 될.

아침뜨락을 나오면서 수크령 한 뿌리 마른 잎새들도 낫으로 자르고 검었다.

회양목 쪽에 여러 포기, 뜨락을 나오는 룽따 아래도 두어 포기 있는데.

달골 관리를 돕는 준한샘과 논의할 거리가 여러 가지인데,

어제도 오늘도 보지 못하였다.

봄이 왔고, 식목일이 가깝고, 조경업계는 어느 때보다 바쁠 시기.

이웃 절집 일이며 이 골짝에 일이 있다면 보는 게 어렵지 않겠건만

그마저 올봄에는 없네.

달골 대문과 울타리 모양을 스케치해보았다.

 

밤마다 아직도, 아니 이제야 원고를 마저 쓰는 중. 끊임없이 좌절하면서.

꾸역꾸역 쓴다, 내가 잘 모르는 걸 쓰고 있지는 않나 하면서.

손가락이 생각한다던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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