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 대해리발, 9시 남설악 도착.

설악산행 여드레 일정이다.

1차 작년 61~11, 열하루.

2차 작년 930~107, 여드레.

그리고 3차인 이번은 8일까지 여드레.

설악산에 깃든 이야기를 책으로 엮기로 하였는데

출판사와 먼저 한 계약들이 있어 언제 되려는지.

글이야 언제가 되든 일단 움직이고 있는 여정이다.

2월 말에 가야만 했던 겨울 걸음이 아주 더디게 되었다.

일정은 대청봉에 아직 눈이 남아있는 327일로 맞춰졌다가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고,

다시 29일로 미뤄지더니

이틀 비가 예보되었길래 이왕이면 맑은 날로 잡아 오늘이 되었다.

515일까지 큰 산은 입산통제.

재작년인가는 5월 말까지 통제해서 엄청난 항의가 있었다던가. 하여 다시 515일로.

큰 산오름은 잡지 않았다. 

통제에도 마을 사람들이 드나드는 통로가 없지는 않으나 아직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탓에도. 

그래서도(큰 산에 오를 일정이 아닌) 더욱 동행인 없는 일정.

대엿새는 남설악에서, 이삼일은 외설악에서 보내기로.

이번에는 바다도 나가기로 했고, 

지난번 운무에 싸여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미시령 옛길도 넘으려는데...

산속 집에서부터 거의 400km, 자가용으로 5시간.

자가 운전 때는 보통 1.5배로 잡으니 7시간 30분 잡고.

그래도 오늘은 30분을 당겨 준수하게 도착.

 

마을 들머리 가게에서 어제의 용사들과 한 자리.

이제 마을 사람 다 되었다고 두루 인사.

이곳의 열두 달을 듣는다.

"장사하지!"

펜션하고 식당 하는 이들만 이곳에 사는 게 아니지.

그들 역시 이곳의 일상을 살아내기도 하고.

2,3월 고로쇠 받고,

4월 봄 밭농사; 명이나물, 취나물, 푸성귀들 거두고,

5월 산에 들어 산나물 꺾고,

6월 풀을 매고 또 매고,

7월 감자 수확, 7.20~8.20 한 달 성수기.

6, 7월은 산에서 내려오는 짐승들 쫓기, 더러 포수를 부르기도.

8,9월 김장에 쓰일 재료들 농사(배추, , , 쪽파, ...),

10월 한 달 성수기, 도토리 줍고,

11월 김장하고 그 뒤 도토리 갈무리. 날이 추워져야 앙금이 잘 가라앉는다던가.

12, 1월 비로소 여유가. 그 속에도 칡을 캐고.

 

도토리는 어떻게 가루가 되는가?

마을의 한 형이 노모와 함께 한 작업을 읊는다.

여러 날 주워 산을 내려온다. 하루 물에 담근다. 벌레 먹거나 썩은 거 물에 뜨면 걷어낸다.

말린다. 도토리들이 갈라진다. 벽돌로 밀어 껍질을 마저 깐다.

속을 다시 바짝 말리고, 네닷새 물에 불려 간다.

간 가루를 1차 거름망에 걸러내고, 걸러낸 걸 2차로 광목주머니에 넣고 치댄다.

찌꺼기는 다 버리고 곱게 물에 녹은 물에서 24시간 앙금을 얻는다.

(그러면 남는 게 얼마일 것이냐!)

물을 쪽 따라내고 방바닥에 비닐 깔고 말린다.

홍두깨로 덩어리를 밀어 가루로 만든다.

그걸 도대체 얼마에 팔 수 있을 것이냐...  

비싸다 말 못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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