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풀이 상이 학교 강당에 차려지고
큰뫼와 전 다음날 줄근을 위해 집을 가야 했기에 아이들 잠자리 봐주러 같아 나섰습니다.
이미 초저녁에 엄마들 몇 분이 이불이랑 요, 배게를 가져다 놓았구요
혹시나 해서 이불 하나를 더 여유롭게 들고 갔습니다.
처음 꼭 도깨비라도 나올 듯 했던 집은
부모들의 손길로 번듯하게 탈바꿈을 하였습니다.
마당도 깨끗하니 정리가 되어 있고 마루도 깨끗히 닦여있고..
왼쪽은 여자방, 오른쪽은 남자방..
다들 잠옷을 갈아 입고 잘 준비를 합니다.
학교 문여는 날 여러날 전 부터 애를 쓰신 혜린이 엄마가 마지막까지 애들을 위해 남으셨답니다.
품앗이샘 두분과 정근이 부모님, 그리고 큰뫼와 저.
아이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뒤돌아 서는데
나현이가 한마디 합니다.
『엄마, 아빠 밥알모임때 봐요~~~』
잔에 은근슬쩍 집에 갈래 그래봤더니 둘다 싫답니다.
엄마, 아빠가 보고싶기는 하지만 물꼬 학교 생활이 참 재밌답니다.
벌써 물꼬의 아이들이 다 되었나봅니다.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놀며 건강히 잘 지내라 이르고 편한 맘으로 애들을 뒤로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아마 우리 뿐 아니라 다른 부모들로 느꼈을 것 같습니다.
십여일 떨어져 지낸 사이 아이들이 부쩍 자라 있었다는 걸..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더 적응도 잘 하고 강하다는 걸...
그리고 모두가 우리의 아이들이란 걸..
돌아오는 길에 전 완전히 시체가 되다 싶이 했구요..
큰뫼도 졸음이 몰려와 중간중간 잠시 눈 붙이고..
그러다 안동쯤에서 제가 운전을 하여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좀 넘었더군요.
불과 2,3일 전 일인데 아주 까마득한 일인듯 합니다.
어제도 완전히 하루종일 비몽사몽....
이제사 정신이 좀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