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물꼬 연어의 날; Homecoming Day
찔레꽃 흐드러지고 멍석딸기 붉은,
산오디 후두둑거리는 대해리의 유월입니다.
사는 일이란 밥을 먹는 일, 살아가는 일이란 밥값을 하는 일.
그 밥, 같이 한번 먹읍시다!
우리 하나 하나가 꽃, 모다 모인다면 꽃밭일 테지요.
1989년 12월 19일부터 시작된 자유학교 물꼬의 역사입니다.
대해리에 깃든 게 1996년 가을부터였으니 영동에서 보낸 세월만도 족히 26년.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자서전 첫머리를 이리 썼더랬지요.
돌아온 연어들이 되어
그렇게 나의 이야기를 하고 너의 이야기를 듣고 물꼬의 세월을 나눠봅시다.
다시 세상 바다로 나아갈 땐 지느러미에 힘이 좀 붙을 수 있지 않을지요.
놀고 쉬고 배우고 익히고 사랑하고 연대했던 기억으로
뭘 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하면서 한판 놀아봅시다려.
무엇을 하건 우리 모두 주인이면서 손님인 잔치입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듯이!
어여 오시어요.
소나무와 살구나무 사이 버선발로 좇아나겠습니다.
○ 때: 2022년 6월 25일 흙날 낮 2시 ~ 26일 해날 낮 2시까지
○ 곳: 자유학교 물꼬 학교와 달골 명상정원 ‘아침뜨樂’
○ 뉘: 물꼬를 거쳐 간 벗들과, 함께하고 싶으신 분들 서른(선착순)
○ 속: 1. 뭐 안하기-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뛰어놀고 어른들은 환담하고, 그저 있기.
2. 뭐 하기-차와 밥상과 시 나눔, 장작놀이, ‘아침뜨樂’ 걷기, ...
3. 꼭 함께하기- 첫날 저녁 6시 한솥엣밥, 저녁 7시~09시 한데모임(실타래-난상토론)과 축하마당, 이튿날 07시 아침뜨락 걷기
* 난상(爛商)토론: 어떤 사안을 두고 무르익을 만큼 헤아려 충분히 잘 의논함을 이름.
* 물꼬 서른두 돌 축하마당은 누구든 무엇으로든(음악이든 춤이든) 나눌 수 있을 테지요.
* 올해도 고정 축하단인 시인 이생진 선생님과 가객 현승엽샘이 함께해 주십니다.
∞ | 6.25.흙날 | 6.26.해날 |
07시~09시 | | 해건지기(아침뜨樂 걷기수행) |
09시~11시 | 때건지기(한솥엣밥) | |
11시~12시 | 갈무리모임 | |
12시~14시 | 낮것(한솥엣밥) | |
14시~17시 | 잔치준비(울력) | |
17시~19시 | 때건지기(한솥엣밥) | |
19시~21시 | 한데모임(실타래-난상토론), 축하마당 | |
21시~24시 | 夜(야)단법석 |
○ 등록: 1인 3만원(일곱 살 이상), 농협 319-01-248875 자유학교 물꼬
6월 22일 물날 자정까지 mulggo2004@hanmail.net 신청(선착순)
○ 봇짐: ‘사람 책’(다른 이들에게 들려줄 자기 이야기), 덜 씻을 수 있는 준비,
밤에는 쌀쌀한 산골이니 두툼한 옷이나 무릎담요 혹은 숄.
그리고, 나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들(반찬이든 곡주든 주전부리거리든)
○ 오시는 길: 버스로 오신다면, 대해리행 영동역발 11:10/16:20, 나가실 땐 영동역행 대해리발 12:25)
○ 상의하고 싶은 게 있으시면 언제라도 mulggo2004@hanmail.net
010.8028.9864 / 010.7110.6981 / 010.7544.4833
* 신청 없이 오시는 분들은 반길 수 없으니 헤아려주십시오.
* 학교 마당에 텐트를 치실 수 있습니다.
* 연락을 주실 때 언제 들어와서 언제 나갈지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밥상 준비와 방 배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덧붙임>
1. 주차
주차는 마을 삼거리에 해주시기 바랍니다.
운동장에는 텐트를 치는 이도 있고 아이들이 뛰어놀기도 할 것이라
학교 마당에는 진행차량만 주차토록 하겠습니다.
(삼거리에서 물꼬까지 70m)
2. 화장실
학교 본관에 여자 남자 한 칸씩의 수세식 변기가 있습니다만
번잡하여 바깥의 재래식 해우소도 함께 씁니다. 저 아래 시커멓고 재미난 세계가 있지요.
3. 잠자리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정에는 달골 기숙사(햇발동과 창고동)를 개방하며,
나머지 사람들은 학교 본관 여자방(수행방)과 남자방(모둠방)에서 잡니다.
이불과 매트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 하나, 학교 마당에 들살이를 할 수 있는데,
미리 연락을 주신 분들만 텐트를 치실 수 있습니다.
(멧골 작은 학교, 그만큼 작은 운동장이니 조율이 좀 필요하겠지요.)
4. 옷가지
산골 밤은 한여름도 춥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두툼한 겉옷 혹은 무릎담요를 꼭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5. 일 나눔
익히들 아시기도 할 것인데,
물꼬에서 우리는 주인이면서 동시에 손님이지요.
준비된 일정에 우리가 참가하는 게 아니라
행사 참여자이면서 동시에 초대자.
연어의 날이라고 다르지 않은 거지요.
같이 밥상을 차리고 같이 놀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