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는 이는 없고 떠나는 이만 있다지만
들어오는 이들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정년퇴임하고 시골살이를 시작한 이도 여럿 있고,
드물게 젊은이(라고 해야 사오십줄)도 있다.
이 멧골이 부모 살던 동네이자 고향인 청년(이라고 해야 내 또래)이 들어와
청소년기 자식 둘을 데리고 농사를 짓는 이가 있는데,
서로 살기 바빠 그리 교류는 없다.
가끔 마을 일 때문에 문자나 드물게 오가는.
아내의 건강 때문에 들어와 몇 해를 보냈는데,
지금은 그의 아내도 없다.
다행히 노모 계시고 형제도 있는.
지난 한가위에
자신이 예닐곱 해 지은 농사거리를 판다는 문자가 물꼬에도 닿았는데
살피진 못하였다.
뒤늦게야 생각이 났네.
물꼬도 챙겨야 할 어르신들이 여럿.
적은 비용은 아니라 그 여러 어른들을 다 챙기지는 못하고
한 분부터 그의 상품을 보내드리기로.
그렇게라도 농사꾼을 지지해주고 싶었다.
눈으로 물건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신뢰할 수 있는 그이라.
딱히 서로 사이좋을 것도 없지만,
그가 외지것의 설움을 겪을 일 없어 우리 처지를 아는 것도 아니지만,
농사짓는 젊은이가 그런 작은 관심에도 힘일 수 있다면야!
학교아저씨가 된장집을 시작으로 예취기를 돌리기 시작하다.
그곳이 시작점이라고,
내 사는 집부터 정리하고 나오자고 부탁드렸다.
청소도 내 몸 거한 곳부터 하자고.
800쪽 넘는 책 하나를 쥐고 멈춰있기 두어 달,
다시 책을 펼쳤다.
올해 내는 책의 한 꼭지에 인용하기로 한.
그래서도 부지런을 떨어야건만 건강에 어려움을 겪었던 2,3월이 쉽지 않았고,
그렇게 힘을 잃으니 바람 빠진 풍선마냥 힘이 실리지가 않았더랬네.
영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