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26.불날. 비 내리다 긋다

조회 수 351 추천 수 0 2022.06.09 15:55:25


새벽비 내렸다. 아침에도 내리고 정오께도 내렸다.

오후에 불던 바람은 어두워지니 더욱 세졌다.

 

해건지기.

셋째 주말의 집중수행, 넷째 주말의 주말학교(빈들모임 혹은 어른의 학교)를 지나고 남은 날은

그 달에서 덤으로 얻은 날 같은.

상담도 그날들엔 잡지 않고 들일만 주로 하는.

집중수행도 빈들모임도, 그리고 상담일정까지 끝나고 나니 느긋하다.

 

뜻한 바 있어 요새 한창 요리 책을 들여다보는 중.

자주 하고 많이 하는 밥인데 너무 모르네 싶어서도.

뭐 대충하고 살았더란 말이다.

두부전이라면 밥만큼이나 상에 오른다 할 만한 찬.

잘라서 소금 뿌려 물기 빼고 앞뒤 지지고 다진 파와 마늘에 간장과 물을 넣고 조리면 끝.

그걸 책대로 해본다. 크기부터 시키는 대로, 차례도 책 따라.

사진에는 실고추와 파채를 고명으로 얹었네.

실고추? 그거 본지 오래이네. 마침 붉은 건고추 있어서 가늘게 자르고.

두부는 충분히 갈색이 나게, 그러나 검지는 않게 부쳤다.

마지막에 촉촉하게 적셔보이게, 그러나 소스가 너무 많지는 않게 적당히 자작하게.

 

문학기자가 보내는 메일을 수신하고 있는데,

읽는 때보다 지나치는 때가 더 많다.

읽어야지 하고 읽지 못하는 것도 허다하고.

제목만 본 게 더 많음직도.

그것도 쌓이면 쓰레기더미, 한 번씩 정리해줘야지.

그렇게 오늘은 열었네.

막 연 것에는 지난 23일의 세계 책의 날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 그날,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 거리 곳곳에 책방이 열렸더랬다.

카탈루냐 지방에서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의 날.

요가모임 가던 길에 몇 블록이나 그런 지대에서 머물렀더랬다.

세인트 조지의 날과 세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작고한 423일에서 유래했다는 세계 책의 날.

책 읽어야지. 허영으로서가 아니라 지성을 키우는 과정으로서!

요새는 <좁은 회랑>(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을 읽고 있다.

사회학자인 기락샘이 먼저 쥐었던 책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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