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29.쇠날. 흐림

조회 수 338 추천 수 0 2022.06.09 16:12:41


비 오니 물 안줘서 고마운데,

날이 젖어 들일을 못해 또 아쉽네.

풀이, 풀이, 풀이 살찐다.

 

마을 형님들 두 가정을 초대한 저녁 밥상.

이장님과 마을개발위원 한 분이 굴착기를 끌고

학교 사택 간장집의 끊어져있던 수도를 잇고,

달골 가는 길(마을 큰도로에서 다리까지)의 수로를 쳤다.

마땅히 하실 일들이라지만 물꼬가 요청한 일이었고, 고마웠다.

미나리강회를 중심요리로 놓고 시래기국에 불고기와 가지며 취며 묵나물들을 볶고...

외국 자주 다니시고 하니까 빵 나오는 게 아니냐 걱정했는데...”

밥도 할 줄 아냐고들 하셨다.

? 하하, 세상에 태어나 내가 가장 많이 한 일이 청소와 밥 아니겠는지.

물꼬에서 살아서 그럴 수 있었을.

우리는 시간 없어서도 이런 거 못해...”

미나리강회 말씀이셨다.

대여섯 먹을 양이면 시간 좀 가지. 한 시간을 넘게 준비했을 테다.

우린 고기보다 이런 게 좋아!”

시래기국들을 좋아라 하셨다.

이런 것도 담글 줄 알아?”

부추김치를 말함이었네.

또 엄마들은 묵나물에 간 손을 알아봐주셨다.

준비하느라 힘들었겠다...”

맞다, 그걸 말린 시간, 전날부터 불리고 삶고 다시 불리고 양념하고 볶은 시간.

어른들한테는 늘 내주는 것보다 받는 게 많다.

한 댁은 농사지은 고춧가루를 한가득 가져왔고,

다른 댁은 내일 물김치를 한 통 가지러 오라셨다.

, 일찍 오셨던 아버지는(당연히 남자 어른 한 분을 가리키는)

낡은 학교를 이리 정갈하게 해놨을 줄 몰랐다고, 잘해놨다고 연방 감탄사셨다.

애씀을 알아주신 밝은 눈이 고마웠다.

차도 달였다.

모두 마음이 좋다셨다.

 

어라, 랩탑의 마우스가 먹통.

없이 작업하려니 불편할세.

아들한테 당장 연락해두었다.

아이들은 우리들(노인네?)의 포털 사이트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34 2022. 6.29.물날. 흐림 옥영경 2022-07-26 378
633 2022. 6.30.나무날. 비 온다더니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옥영경 2022-07-27 315
632 2022. 7. 1.쇠날. 맑음 옥영경 2022-07-28 346
631 2022. 7. 2.흙날. 맑음 / 모른 체 해주는 아이들 옥영경 2022-07-28 372
630 2022. 7. 3.해날. 흐리다 비 한 종지 옥영경 2022-07-28 319
629 2022. 7. 4.달날. 한밤 번개 한 차례만 옥영경 2022-07-28 331
628 2022. 7. 5.불날. 낮 4:25에 20분 반짝비, 자정에 반짝비 / 물꼬는 교육자들을 키워내는 허브? 옥영경 2022-07-28 342
627 2022. 7. 6.물날. 후덥한 속에 몇 방울 소나기 옥영경 2022-07-29 334
626 2022. 7. 7.나무날. 흐림 옥영경 2022-07-29 314
625 2022. 7. 8.쇠날. 흐림 옥영경 2022-07-29 311
624 2022. 7. 9.흙날. 흐린 오전, 썩 맑지는 않은 오후 옥영경 2022-07-29 364
623 2022. 7.10.해날. 다저녁 소나기, 밤에도 두어 차례 옥영경 2022-07-30 430
622 2022. 7.11.달날. 비 옥영경 2022-07-30 346
621 2022. 7.12.불날. 흐림 / 너 몇 살이야? 옥영경 2022-08-01 311
620 2022. 7.13.물날. 비 옥영경 2022-08-01 312
619 2022. 7.14.나무날. 반 맑음 / 속알모임(물꼬 운영위원회) 옥영경 2022-08-01 379
618 2022. 7.15.쇠날. 가끔 먹구름 옥영경 2022-08-04 305
617 2022. 7.16.흙날. 흐림 옥영경 2022-08-04 307
616 2022. 7.17.해날. 흐림 옥영경 2022-08-04 307
615 2022. 7.18.달날. 비 옥영경 2022-08-05 31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