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달날. 맑음

조회 수 360 추천 수 0 2022.06.14 23:41:07


고추모종이 왔다, 이웃 형님네가 챙겨주신.

일반고추며 오이고추며 청양이며 베트남고추며 두루.

그렇게 또 한 농사(라고까지 말할 규모는 아니지만) 한다.

 

운동장 가 예취기가 닿지 못하는 구석자리들을 손으로 맨다.

고래방과 꽃밭 사이 자잘 길도.

 

낡은 신발 둘 수선.

운동화, 그걸 신고 산티아고며 스페인 곳곳을 한해 내내 누볐고, 그것만 했을까,

더블린과 골웨이와 슬라이고를 걷고, 사마르칸트와 비쉬켁을 걸었다.

바닥에 너덜거렸다.

어르신 한 분이 막 신으라며 작업화로 주신 등산화는

어쩌면 몇 해 상자에 두었던 거라 삭았기에 그리 쉬 떨어졌을 지도.

밑창이 통째 툭 떨어졌다.

어제 씻어 말려두고 오늘 작업.

건물도 고치고 사람도 고치고 사람이 쓰는 물건들도 고치며

마치 생을 고쳐 쓰듯 산다.

 

흰살생선 포를 뜨다.

요새는 그럴 일이 잘 없지.

다 다듬어 주니까. 혹은 포를 뜬 걸 파니까.

오늘은 동태가 한 마리 생겨, 아쿠 굵기도 하지, 비늘을 긁고

지느러미를 자르고 등과 배를 뼈를 사이에 두고 가르고 껍집을 벗겨 포를 떴네.

동태전을 부치다.

 

달마다 셋째 주에 있는 집중수행을 5월에는 한 차례 더 하기로.

2122일 일정은 구성원들이 이미 조직되었는데,

오고자 하는 이가 있어 520일부터 21일을 새로 열다.

21일 정오에 일정을 마친 이들이 나감과 동시에 다음 과정 사람들이 들어오는.

22일 정오 끝나자마자 바로 4차 설악산행 대해리발.

지난해 가을 동행했던 셋, 그 구성원들이 그대로 공룡능선 오르기로.

그땐 비에 젖은 비선대만 걸었네.

소문내지 않음은 지난 2,3월에 입은 내상에서 몸이 잘 돌아오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어

어쩌면 걷다 되돌아올 수도 있겠기에.

산을 들어갔다 뜻을 접은 경험은 좀체 없으나, 그런 걸 아예 생각해 본 적 없는,

이번 길은 그럴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나설 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5979 2022. 5.19.나무날. 흐리다 오후 해 옥영경 2022-06-18 277
5978 2022. 5.18.물날. 맑음 옥영경 2022-06-18 285
5977 2022. 5.17.불날. 맑음 옥영경 2022-06-16 305
5976 2022. 5.16.달날. 맑음 옥영경 2022-06-16 275
5975 2022. 5.15.해날. 맑음 옥영경 2022-06-16 325
5974 2022. 5.14.흙날. 맑음 옥영경 2022-06-16 293
5973 2022. 5.13.쇠날. 흐리더니 비 지나다 옥영경 2022-06-16 332
5972 2022. 5.12.나무날. 살짝 구름 옥영경 2022-06-16 314
5971 2022. 5.11.물날. 조금 흐림 옥영경 2022-06-16 275
5970 2022. 5.10.불날. 맑음 옥영경 2022-06-16 275
5969 2022. 5. 9.달날. 흐림 / 집단 따돌림 옥영경 2022-06-15 308
5968 2022. 5. 8.해날. 구름 조금 옥영경 2022-06-15 278
5967 2022. 5. 7.흙날. 맑음 / 학교 폭력 옥영경 2022-06-15 282
5966 2022. 5. 6.쇠날. 맑음 / 동학농민 무장기포지와 ‘책마을 해리’ 옥영경 2022-06-14 451
5965 2022. 5. 5.나무날. 맑음 / 동학유적지 정읍 옥영경 2022-06-14 379
5964 2022. 5. 4.물날. 맑음 옥영경 2022-06-14 290
5963 2022. 5. 3.불날. 맑음 옥영경 2022-06-14 316
» 2022. 5. 2.달날. 맑음 옥영경 2022-06-14 360
5961 2022. 5. 1.해날. 맑음 옥영경 2022-06-09 370
5960 2022. 4.30.흙날. 흐림 옥영경 2022-06-09 30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