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3.불날. 맑음

조회 수 365 추천 수 0 2022.06.14 23:45:55


오전에는 밭에 풀을 맸다.

오이 가지 토마토 고추들을 심을 두둑.

저녁에는 물을 주고.

오후에는 달골 묵정밭을 정리하다.

무성한 풀은 그대로.

그러면 뭘 했냐고?

쌓여있던 벽돌들이며 자갈이며 공사 자재들을 밭가로 치우다.

이웃 도시의 도로를 뒤집으며 나온 것들이 트럭에 실려와

거기 부려졌더랬다.

그것으로 아침뜨락에 벽돌길도 놓고,

느티나무 동그라미도 깔고,

여기저기 필요한 받침으로든 뭐든으로 썼던.

그리고 남은 것들.

더하여 가끔 어디 현장에서 쓸 만한 것들이 생기면 가져다 둔.

모아는 두었는데, 거기가 그들의 자리는 아니지.

그렇게 한 때, 물건들을 치워내다.

사는 일이 늘 그리 뭔가 자리 찾아주는 일이더라.

자신의 자리를 잡는 일이기도.

 

구절판을 할 때면 가운데 전병을 빼고 아홉 가지를 장만했는데,

내가 여태 해왔던 건 십절판이었던 거다.

가운데 전병까지 합쳐 개수를 세는 거였네.

오늘 밥상에는 칠절판을 올렸다.

대개 전병에 달걀 황백지단에 소고기 석이 오이 당근을 그 내용으로 하는데,

냉장고에 표고버섯과 게살(맛살) 있길래 없는 석이와 소고기 대신.

밀전병이 서로 붙지 말라고 사이사이 오이를 반달썰기해서 끼우다.

간이 적당하니 소스를 찍어먹지 않아도 되었네.

간이 순하면 초간장도 좋고 겨자장도 좋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994 9월 21-4일, 밥알식구 안은희님 옥영경 2004-09-28 1429
5993 2005.11.4.쇠날.맑음 / 호박등 옥영경 2005-11-07 1428
5992 [바르셀로나 통신 8] 2018. 6.24.해날. 맑음 옥영경 2018-07-07 1427
5991 3월 21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5-03-21 1427
5990 7월 16-18일, 새끼일꾼 일곱 장정들 옥영경 2004-07-28 1427
5989 1월 27일 나무날 맑음, 101 계자 넷째 날 옥영경 2005-01-30 1426
5988 2008.11.22.흙날. 맑음 / 산오름 옥영경 2008-12-06 1425
5987 7월9-11일, 선진, 나윤, 수나, 그리고 용주샘 옥영경 2004-07-20 1425
5986 108 계자 열 사흗날, 2006.1.14.흙날. 맑음 옥영경 2006-01-15 1424
5985 9월 17-19일, 다섯 품앗이샘 옥영경 2004-09-21 1424
5984 9월 15일 물날 갠 듯 하다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4-09-21 1424
5983 8월 31일, 이따만한 종이를 들고 오는데... 옥영경 2004-09-14 1424
5982 7월 16-20일, 밥알식구 문경민님 머물다 옥영경 2004-07-28 1424
5981 2011. 6.20.달날. 폭염주의보 이틀째 옥영경 2011-07-02 1423
5980 2008.10.31.쇠날. 오락가락하는 빗방울 옥영경 2008-11-04 1423
5979 108 계자 열 하룻날, 2006.1.12.나무날. 늦은 밤 우박 옥영경 2006-01-14 1423
5978 6월 9일 나무날 해거름 좀 흐린 하늘 옥영경 2005-06-12 1423
5977 7월 21일, 집에 가기 전 마지막 물날 옥영경 2004-07-28 1423
5976 7월 7일, 존재들의 삶은 계속된다 옥영경 2004-07-15 1423
5975 2005.11.25.쇠날.얄궂은 날씨 / 월악산(1097m) 옥영경 2005-11-27 142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