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14.흙날. 맑음

조회 수 336 추천 수 0 2022.06.16 23:56:58


이른 아침 꼽꼽한 땅에 풀매다.

한낮 마른 뒤엔 볕도 볕이지만 뿌리도 바짝 땅을 움켜지는 지라.

오후에는 사이집 마당 잔디를 뒤덮는 토끼풀을 매다.

잔디가 다 잡아먹히려 하고 있어.

저녁답에는 기계로 달골 너른 곳들 풀을 밀고,

학교에서는 예취기가 사흘째 돌아갔다;

교문께, 소나무 둘레, 빨래방 앞 살구나무 둘레.

저녁이면 사과나무와 대왕참나무와 겹벚꽃과 은행나무 물을 주다.

가뭄이 긴 날들이다.

 

, 사고!

그런 일 하나쯤 구색처럼 오셔야지.

느티나무 앞 장승 곁의 수도관.

아침뜨락 밥못으로 가는 관이 연결돼 있고,

호스도 달려있어 그 께 필요한 물을 거기서 다 쓰는.

이음밸브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지난겨울 들머리 순간접착제를 발랐던 곳이었다. 금이 가 있었던.

손이 가긴 해야 했는데, 그 손이 닿기 전 수도관이 먼저 알려주었네.

그찮아도 안에 사람도 없는데 지하수 모터가 자꾸 돌아가

어디 새는 데 없나 찾고 있었던.

조금씩 새다 펑, 한 게지.

여기 때문이었다 이제 알았으니 다행.

임시로 막아두었다. 맞는 부품이 창고에 없어 사와야 할.

 

최근 자주 먹는 칠절판이다.

반찬이 그렇더라고. 집중해서 먹는 때가 있다.

그럴 밖에. 그때그때 들에서 나는 게 중심이니.

뭘 하겠다 보다 뭐가 있다가 중심.

호박이 마구 쏟아질 땐 그것으로 찌개 볶음 전, 갖가지를 하듯

아직 풋고추 철은 아니나 마침 풋고추가 한바구니 들어왔기

오늘은 풋고추전.

풋고추를 세로로 반 가르고 다시 가로로 툭 잘라 살짝 데친 뒤

고기 다져 속을 넣고 밀가루와 달걀물 입혀 기름에 굽다.

고추색이 곱게 하려면, 겉이 기름에 데지 않도록 겉쪽은 살살 익히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4 2022.10. 9.해날. 비 옥영경 2022-11-03 307
6573 2023. 4. 2.해날. 맑음 / 푸코주의자 옥영경 2023-05-01 307
6572 2020. 6.21.해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308
6571 2020. 6.24.물날. 비 / 장마 시작 옥영경 2020-08-13 308
6570 2020. 7. 1.물날. 종일 흐리다 아주 잠깐 해 옥영경 2020-08-13 308
6569 2021.10.12.불날. 비 옥영경 2021-12-08 308
6568 2022. 7.22.쇠날. 오후 비 옥영경 2022-08-06 308
6567 2022. 9.26.달날. 조금 흐림 옥영경 2022-10-10 308
6566 10월 빈들 여는 날, 2022.10.21.쇠날. 맑음 옥영경 2022-11-12 308
6565 2022.12.19.달날. 맑음 / 산타가 어른들한테 선물을 주지 않는 까닭 옥영경 2023-01-06 308
6564 2020. 6. 2.불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309
6563 2020. 6.16.불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309
6562 2021. 5. 8.흙날. 안개인 줄 알았다, 미세먼지! 옥영경 2021-06-09 309
6561 2021.10.25.달날. 맑음 옥영경 2021-12-15 309
6560 2022.10.10.달날. 비바람 옥영경 2022-11-03 309
6559 2022.12. 6.불날. 눈발 옥영경 2022-12-29 309
6558 2022 겨울 청계 여는 날, 2022.12.24.흙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309
6557 2023. 1.26.나무날. 싸락눈 옥영경 2023-02-27 309
6556 2023. 2. 3.쇠날. 맑음 옥영경 2023-03-05 309
6555 2023. 2.19.해날. 맑음 옥영경 2023-03-15 30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