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엄마처럼 말한다.”

, 엄마들이란 그렇구나 했네.

외설악 숙박지에서 짐을 챙겨 내올 때였다.

나이 서른 쯤 보이는 주인장 청년이 말을 붙여왔다.

산 같은 거 탈 줄 모르실 것 같은데...”

거참, 이래 뵈도 내가 나름 산악인인 걸.

가방이 줄을 서 있자 좀 들어 줄까냐 물어왔다.

해먹을 수 있는 준비까지 하고 다니니 꾸러미가 여럿이다.

아니에요, 두어 번 왔다 갔다 하면 되지.”

그렇지만 마지막은 손이 딱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싶더라.

아직 가지 않고 섰는 주인장에게 말했다.

이거 좀 들어주시면 좋겠네!”

그랬더니 주인장이 엄마처럼 말한다고 했던 것.

오고간 이 말을 벗에게 했더니,

엄마들이란 해준다고 할 때는 괜찮다고 했다가

꼭 나중에 딴 소리가 한다나.

 

어제 새벽부터 종일 공룡능선을 걷고 내려왔던 터라,

게다 무려 자정에야 산을 나왔잖여,

설악산 아래 마을을 걸으며 다리를 풀다.

소나무 숲을 걷고, 그늘 좋은 벚나무 아래서 모두 눕기도 하다.

애썼다고 한 구성원이 메밀막국수와 만두를 샀다.

음식이란 게 늘 그렇듯 맛도 맛이었지만 동지들과 먹어 더 좋았네.

속초 바닷가 주차장에서 쏟아지는 잠을 잠시 채우고,

골짝에 사는 이들을 위해 시장에서 골뱅이며 문어며 바다음식들을 챙겨

남설악에 들었더라.

오색의 노모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네.

설악산 프로젝트로 벌써 네 차례 찾아드는 걸음이라.

 

몸 건강히 다녀오겠습니다.

옥샘도 건강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윤호샘이 군대를 갔다.

아홉 살 아이가 자라 초등 계자를 거쳐 청소년계자를 지나고,

대학을 가고 품앗이로 초등 계자를 같이 꾸렸다.

그 긴 시간 그를 물꼬 학생회장이라 부르고는 했다.

계자를 끼고 끝난 뒤 여러 날을 머물기도 여러 차례였다.

적지 않은 날을 함께 보냈더란 말이다. 학생 이상이었다.

그는 이곳을 외가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외할미가 되었다, 보육원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물꼬가 그랬던 것처럼.

부디 건강하시라!

학교에서는, 하얀샘이 아침뜨락 잔디들을 돌보고,

학교아저씨도 아침뜨락에 들어 아고라 돌의자의 쇠뜨기를 뽑아내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5996 105 계자 나흘째, 8월 4일 나무날 빨래를 부지런히 말리지요 옥영경 2005-08-09 1695
5995 105 계자 닷새째, 8월 5일 쇠날 참 맑은 날 옥영경 2005-08-13 1223
5994 105 계자 닫는 날, 8월 6일 흙날 구름 옥영경 2005-08-14 1475
5993 8월 7일 해날 구름, 가끔 해를 가리고 옥영경 2005-09-06 1357
5992 106 계자 여는 날, 8월 8일 달날 옥영경 2005-09-06 1153
5991 106 계자 이틀째, 8월 9일 불날 비 옥영경 2005-09-06 1143
5990 106 계자 사흘째, 8월 10일 물날 갬 옥영경 2005-09-06 1100
5989 106 계자 나흘째, 8월 11일 나무날 비 옥영경 2005-09-06 1128
5988 106 계자 닷새째, 8월 12일 쇠날 썩 맑지는 않으나 옥영경 2005-09-06 1116
5987 106 계자 닫는 날, 8월 13일 흙날 옥영경 2005-09-06 1084
5986 106 계자 가운데 다녀간 손님들 옥영경 2005-09-07 1185
5985 8월 13-14일, 반쪽이 마을 2005 덕유산 목공캠프 옥영경 2005-09-07 1141
5984 8월 12-15일, 민족건축인협의회 여름캠프 옥영경 2005-09-07 1519
5983 107 계자, 8월 15-20일, 아이들 아이들 옥영경 2005-09-08 1248
5982 107 계자, 8월 15-20일, 현민이와 윤세훈과 수민 종화 종하 응준 강우 옥영경 2005-09-08 1406
5981 107 계자, 8월 15-20일, 어른들 어른들 옥영경 2005-09-08 1081
5980 107 계자 가운데 왔던 선물들 옥영경 2005-09-09 1082
5979 8월 20-22일, 이동철샘 풍물 나눔장 옥영경 2005-09-09 1273
5978 8월 22일 달날 비 옥영경 2005-09-11 1187
5977 8월 23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5-09-11 113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