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교 물꼬를 가슴에 품다.

조회 수 878 추천 수 0 2004.04.28 23:56:00
개교 준비가 한참이던 5일을 함께 했던 수원 품앗이 일꾼입니다.
개교 다음날 물꼬를 출발하여 남도의 여러 곳에서 여러 일을 보고 엊그제 수원집
으로 돌아 왔습니다. 여정에 지친 몸을 추스리고 나니 이제사 글을 올리게 되는
군요.

지난 2월초 드디어 스스로 가치를 부여할 수 없는 억지 삶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인생길에 들어 섰지요-14년 몸담은 첫 직장 사직-. 많은 사람들이 의외
라는 둥, 힘든 결정을 하였다는 둥 하였지만 정작 본인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상황이기에 자연스럽고 태연하였지요.

그동안의 세월에서 지치고 피폐해진 자신의 영혼과 육신을 되살리고 또한 함께
하는 가족들과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자연과 함께 하는 삶, 노동과 삶이
괴리되지 않고 함께 하는 삶을 찾아야 하겠다고 결심하였지요.
더불어 아이들이 아빠의 시행착오-자신의 삶에 주체적이지 못하고 주어진
환경에만 수동적으로 충실했던-를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삶을
깨우치고 자신을 키워 나가며, 옳은 바를 위해서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을 찾게 되었지요.

그리하여 여러 정보탐색 과정에서 인터넷으로 만나게 된 "자유학교 물꼬"는 막연
한 희망사항에 구체적 대안의 모습으로 다가왔지요. 홈페이지 많은 글을 탐독
하고 공감하고 더해 가는 관심으로 인해 개교 준비에 방문을 사양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4월4일 잠깐 들러 낮선 사람 반기는 옥샘의 차 한잔에 희정샘의 김치
전에 물꼬의 넉넉한 모습을 확인하였지요. 상범샘, 삼촌이 화단 조성하느라
수레일 하느 것을 보면서 잠깐 손님으로 떠나는 것이 죄스러웠고 다시 와서
뭔가 도와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지요.

환절기 감기 몸살이 다해 가던 4월 16일 쇠날 저녁 다짜고짜 물꼬로 전화를 해서
개교 준비에 일손을 보태고 싶다고 또, 물꼬를 배우고 싶다고 고집을 부려 승낙
을 받았지요. 4월 17일 흙날 오후 물꼬에 도착해 열택샘과 함께 자갈 나르고
부서진 상다리 교체 하고, 다음날 계속 자갈 나르고, 흙 나르고. 계속되는 노동.
나태한 도회지 생활에 쇠락한 몸으로는 감당하기가 힘들어 주저 앉을 때면 모든
샘들의 완벽한 철저함에 자신이 부끄럽기만 했지요.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밤 12시까지 계속되는 '물꼬 샘들의 생활'은 경이로울 지경이었고 저 자신의
나태함을 크게 깨닫을 수 있었지요.

부모 곁을 떠나 지내는 아이들이 학교의 질서 속에서 자리를 잡아 가는 것도
신기하게 보였지요. 조그만 다툼이 있고 갈등이 있지만 그것을 알고 이해 하면서
이겨 내는 방법을 가르치고 배우기에 문제될 것이 없었지요.
그 아이들이 10년 전후를 살아 온 환경에 비하면 열악(?)하기 이를데 없는 생활
환경인데도 모두들 군소리없이 받아 들이고 적응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편리
함만을

신상범

2004.05.03 00:00:00
*.155.246.137

글을 읽으며 내내 눈시울이 뜨거웠습니다.
그 바지런했던 움직임에,
가실 땐 후원금까지 잊지 않으셨더군요.
고맙습니다.
언제건 다시 만나겠지요.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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