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12.해날. 썩 맑지는 않은

조회 수 305 추천 수 0 2022.07.08 23:52:21


요새 곤줄박이 한 마리랑 산다.

현관 안 처마 쪽으로 집을 지은 곤줄박이.

이맘 때(조금 늦었네) 밥그릇 같은 둥지를 짓고 대여섯 개의 알을 낳는 그네.

사람이 드나들 때면 퍼더덕 날아 멀리 갔다가 돌아온다.

현관문을 열면 그네 집에서 또랑또랑 눈을 굴리는 그가 보인다.

둥지에 푹 묻혔다 고개를 길게 뺀.

살짝 사진을 찍으려 손전화를 드니

겁먹고 달아나버리는 곤줄박이.

그가 편하도록 더 조용히 드나들고 있다.

 

저녁답에야 아침뜨락으로 들어갔다.

전지가위를 챙겼다. 아고라 위 측백이며 아가미길 키낮은 광나무의

말랐거나 걸리는 가지들을 자르다.

옴자의 반달 지대에 있는 원추리와 수레국화 사이의 키 큰 풀들도 뽑아냈다,

논에서 피뽑듯이.

 

또 아욱국!

여기 밥상이 그렇다.

때마다 나오는 걸로 집중적으로 먹는.

오늘은 상추도 뜯어왔다. 갈치속젓과 쌈을 같이 놓았더니

고추와 함께 아주 맛나게 쌈들을 싸먹었다.

남도 집안어르신이 어제 보내온 꾸러미에 고추도 들어있었던 거라.

 

아침저녁 물을 준다고 습이들 산책을 통 시켜주지 못하는데,

그나마 기락샘이 들어오면 그들을 챙긴다.

제습이와 가습이가 똥 치워주고 산책 시켜주는 기락샘을 제일 좋아한다.

, 밥 주는 학교아저씨도 그렇겠네.

나는 가끔 간식 주는 걸로 요새 환심을 산다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334 7월 26일, 성적표(?)를 쓰기 시작하면서 옥영경 2004-07-30 1622
6333 6월 23일, 찾아오신 분들 옥영경 2004-07-04 1621
6332 6월 7일 달날, 한국화 옥영경 2004-06-11 1621
6331 128 계자 이튿날, 2008.12.29.달날. 구름 걷어내며 해가, 그러다 싸락비 옥영경 2009-01-02 1620
6330 2006.11.24.쇠날. 속리산 천황봉 1,058m 옥영경 2006-11-27 1619
6329 6월 23일 나무날 선들대는 바람에 숨통 턴 옥영경 2005-06-26 1617
6328 119 계자 닫는 날, 2007. 8. 3.쇠날. 소나기 옥영경 2007-08-10 1616
6327 146 계자 갈무리글(2011. 8.12.쇠날) 옥영경 2011-08-18 1615
6326 3월 29일 주 옥영경 2004-04-03 1615
6325 1월 28일 쇠날 맑음, 101 계자 다섯째 날 옥영경 2005-01-31 1614
6324 123 계자 여는 날, 2008. 1. 6.해날. 맑음 옥영경 2008-01-10 1613
6323 10월 26-8일, 혜린이의 어머니 옥영경 2004-10-30 1613
6322 98 계자 나흘째, 8월 19일 나무날 잠시 갠 비 옥영경 2004-08-22 1613
6321 한 방송국에서 답사 다녀가다, 2월 20일 옥영경 2004-02-23 1613
6320 4월 8-10일 영경 산오름 옥영경 2004-04-27 1612
6319 111계자 나흘째, 2006.8.3.나무날. 덥다 옥영경 2006-08-07 1611
6318 3월 31일 나무날 대해리도 봄입니다 옥영경 2005-04-02 1611
6317 2022. 4.17.해날. 맑음 / 교실에서 일어난 도난 사건 옥영경 2022-05-07 1608
6316 12월 9일 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4-12-10 1608
6315 4월 12일-23일, 열 이틀의 행진 옥영경 2004-05-08 160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