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24.쇠날. 오려다 만 비

조회 수 356 추천 수 0 2022.07.13 03:47:03


내일이면 연어의 날.

지난 해날 저녁부터 준비위가 넷으로 꾸려져 이 주를 보내고 있었다.

아침 일찍 이장님 댁부터 달려갔다.

배추김치를 나눠주신다는 걸 우리는 김치냉장고가 없으니 잔치 전날 주십사 한 것.

잔치를 그리 거들어주셨네.

학교에서는 본관 애벌청소(재벌은 내일 오후 사람들이 들어와 하게 될).

교무실에서부터 옷방 모둠방 수행방 책방 복도, 그리고 중앙통로와 욕실을 차례로.

거미줄도 치고.

달골 아침뜨락에서도 학교 마당에서도 예취기가 돌아가고.

바삐 처리할 일 생겨 책상 앞에 불려가 있는 동안

점주샘은 아침뜨락에 혼자 들어

예취기가 닿지 못했던 곳들에 있는 키 큰 풀들, 바위 둘레들 풀을 뽑다.

 

오후에는 햇발동 욕실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기숙사 청소 마무리.

당장 방마다 오늘 밤에 들 사람들 잠자리도 챙겨놓고.

, 아침뜨락 들머리와 달골 대문께 머리 위로 새 다루촉도 걸었네.

그리고 다저녁에, 저녁밥상 전,

점주샘과 장을 보고 돌아오니 아리샘이 막 들어서고 있었다.

서울에서 북토크를 하던 날 만나기는 하였지만 물꼬에서 세 해만에 보는.

작년에만 해도 김포에 가서 하기로 한 강연에서 보려했는데,

코로나19로 취소되었던.

내려오는 길에

철욱샘이 만화를 접고 부모님들 따라 유성으로 옮겨 커피바를 연 곳을 들러 왔더랬네.

커피와 스콘을 잔뜩 안고 오다.

유성에 가시거든 커피바 노루에 들려들 주십사.

식재료를 정리하고 밥상에 다들 앉으니 저녁 9시가 넘어 있었다.

 

누리집에 글 두어 꼭지도 올리다.

연어의 날 마감 뒤 신청한 이들에게 답메일을 보내놓고도

미안함과 아쉬움으로 몇 자를 덧붙여야 했네.

한 분 한 분을 생각하면 오십사 왜 못하겠나,

무슨 뜨내기도 아니고 연어의 날이란 게 물꼬의 기억이 깊은 사람들이 모이는데

그리 또 다 더하자니 열도 넘어 마감해야만 했다고,

물꼬는 계속 되고, 우리 다른 일정에서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지 않냐고.

이미 정했던 규모보다 참가하는 이들도 훨 는 것은

고백하자면 가족 가운데 하나를 더하게 된 이나, 연인과 같이 오고 싶다거나

그런 분들은 마감되었지만 포함하게 되었던.

샘아내가 글쎄 지인찬스 학부모찬스 넘치도록 써서

마지막쿠폰까지 다 써

사람이 너무 많아져버렸다.

그러고도 받지 못한 신청자가 열을 넘는.

미안.’

하지만 나중에는 그런 문자까지 보내야했다.

이 자리 아니어도 우리 만날 수 있도록 정성껏 잘 살아내고 있겠다.

선한 방향으로 우리 살아내기로, 그래서 만남이 힘이 되기로.

혹 오는 길에 마트를 찾을 이들도 있을 거라

황간농협 상촌지점 하나로마트가 곁의 새 건물로 이사하느라

내일과 모레 닫는다는 소식도 올렸는데,

아무쪼록 누리집을 볼 수 있길, 그래서 멀리 다시 돌아가는 일이 없었으면.

 

한밤에야 저녁상을 물린 뒤 부엌 여기저기 소독하고

수저와 접시도 뜨거운 물로 부시고

묵나물을 끓이고 불렸다.

자정 넘어 먼저 들어오는 진주샘 규명샘 재훈샘에 맞춰

그제야 점주샘과 아리샘과 가마솥방을 나와 모두 달골로 향했더라.

연어의 날 전야제를 위해 모였다고나 할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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