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내린다.
운동장 한쪽에 예취기가 돌아가고,
학교아저씨는 곧 그 풀을 긁어 수레에 실어 밖으로 빼내고 있었다.
엊그제 마을 형님 하나가 깻잎을 한 바구니 주셨더랬다, 복숭아와 자두와 함께
순을 당장 데쳐 나물로 무쳐 먹었더랬고,
오늘은 깻잎순 볶음, 그리고 깻잎김치를 담갔다.
이 맘 때는 계자 때 먹을거리를 하나씩 장만하는 때.
온라인으로 영농교육을 받아야 할 일 있었는데,
8월을 넘겨도 되는 것을 상촌면에서 나만 받지 않았다고 자꾸 독촉 전화, 하하.
인터넷을 하지 않는 어르신들은 또 그 나름으로 수료로 처리하는 방법이 있는 모양이고.
도저히 안 되겠으면 대신 들어 주십사도 하는 듯한데
글 아는 사람이 그래서야 되겠는지.
적어도 내 이름 걸어놓고 뭔가를 했다면
저가 그 내용을 알아야지 않겠는지.
오늘은 교무실에서 영농교육 중이었다는.
출판사 편집부에서 연락이 왔다.
‘바쁘신 일정에도 원고일정을 맞춰주시니 늘 감사합니다’,
나는 그 인사가 좋다.
아주 옛적 편집실에서 잠시 일했을 적
원고가 늦은 작가들로 퍽 힘들었다.
그때 한 결심, 나는 원고마감을 넘기는 이가 되지 않으리라,
대신 초치기를 하긴 하나 마감은 최대한 맞추는.
사실, 원고가 최고는 못 될지라도 그거라도 해야지.
남도의 한 고교 교사로 있는 화목샘의 전화가 들어왔다.
멀리 있어도 가까운 샘이라.
착한 젊은이가 주는 감동을 늘 던져주는 이.
요새는 할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한 벗을 물꼬로 안내하고 싶다는 연락이었다.
물꼬가 그에게 필요할 수 있겠다는.
고마웠다. 누군가에게 물꼬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함은 물꼬에 대한 신뢰라.
정성껏 제 길을 가고 있겠다.
계자 부모님들 단톡방이 만들어졌단다.
속알모임(물꼬 운영위)의 윤실샘 수진샘이 주축인.
논두렁이자 학부모이기도 한.
행정 일을 나누는 셈.
조금 수월한 계자 준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