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예취기로 깎은 풀들 긁어 치우고 있다.

운동장은, 이 멧골 작은 학교의 마당인데도 이럴 땐 어찌 그리 넓은지.

달골에서는 아침뜨락 들머리 풀을 뽑았다.

커다란 솔라등 셋에 눈동자도 그리다.

쉬 사람들 불쑥 들어서지 말라고.

인간은 흰 눈동자를 가진 유일한 영장류.

그게 그저 그림일지라도 상대가 주춤하게 된단다.

어디에선가는 기부금 모금함 곁에 눈동자를 그려놓았더니

기부금액이 늘어났더라나.

눈동자를 의식한다는 이야기다.

 

남도의 집안 어르신이 물꼬의 여름날을 돕느라

젓갈이며 밭에서 기른 것들로 만든 김치류와 채소랑 과일들을 보내셨다.

마침 물꼬 밭의 고추도 있어 더해 고추를 삭히다.

맵지 않은 고추를 삭혀 무쳐놓으면 아이들도 잘 먹는다.

계자 먹을거리 또 하나 추가.

 

학교터 관련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오늘은 우리 지역 군의원에도 면담요청.

메일을 보내놓았다.

저 위의 어른들에게도 도움을 청하지만

동시에 아래로부터 위로도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도 하려는데,

오늘 군청의한 과의 팀장을 찾는데,

인사이동으로 담당자가 바뀌어 있다.

그간 서로 나눈 이야기를 또 처음부터?

게다 긴 휴가 중이라네.

아무래도 계자 이후에 진행할 수 있겠다.

 

학부모 한 분이랑 문자를 주고받다.

제가 집안의 가장이다보니 솔직히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겨울계자에서 만나는 걸로 약속하겠단다.

얼른 답문자를 보내다.

, 경제적인 까닭이라니!

만약 그것이 문제라면 물꼬에 못 보낼 게 뭐람.

보내요. 그냥 물꼬 살림 살펴 보탤 수 있는 만큼 조금만 내셔요.

, 물꼬 논두렁 회비 보내는 것도 좋겠다.

달마다 1만원씩 적금 붓듯 논두렁.

, 돈이 문제라면 오히려 해결이 쉽지요!

우리 아이들 금세 커버려요. 그 아이들에게 물꼬의 시간이 필요해요. 특히 **에게요.

애들 보내요:)

어여 신청해.

그 댁 빼고 마감 상태.

못 와도 신청을 더 안 받고 그 상태로 계자 진행하기로 맘먹고 있었답니다!’

결국 계자를 오기로 하다.

암만 생각해도 그냥 보내기엔 제가 맘이 편치 않아 입금은 논두렁 금액으로 보냈어요!!’

그리고 논두렁으로 자동이체 신청을 해두었다는 글월도 왔다.

그의 글에 눈시울이 다 붉어졌다.

물꼬 살림을 헤아렸을 그 마음,

경우 바른 그 몸짓들 다 어디 안 가고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닿는 줄 안다.

물꼬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이 그러하다!

돈은 돈의 길이 있고

제 행위는 행위의 길이 있지요.

오래 힘껏 좋은 사람으로 같이 잘 키워 봅시다!’

인사 한 줄 보내다.

청계도 마감. 다섯으로 꾸린다.

 

검지에 상처가 나 일이 더디다.

그걸 피하려니 중지를 써서 거기까지 또 상처가 나고.

게다 원고 수정이며 메일이며로 여러 날 밤을 새던 지난주부터 눈이 뻑뻑하더니

그예 다래끼가 났다.

소염제를 먹어도 가라앉지를 않는.

여름이 더 길게 느껴지는.

내 몸부터 건사해야 아이들을 지킨다.

조금 천천히 움직이기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74 2021. 8.31.불날. 비 / 속옷빨래 숙제는 그 후 옥영경 2021-10-21 346
673 2021. 3.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1-04-27 346
672 2020.12.25.쇠날. 해 옥영경 2021-01-15 346
671 2023. 9.21.나무날. 비 옥영경 2023-10-01 345
670 2023. 7.27.나무날. 소나기 / 뜬금없는 제사 이야기 옥영경 2023-08-05 345
669 2021.11.12.쇠날. 비 근 오후 옥영경 2021-12-22 345
668 2021. 6.29.불날. 맑음 옥영경 2021-07-26 345
667 2021. 3.22.달날. 맑았으나 눈발 몇 점 옥영경 2021-04-27 345
666 2021. 3.13.흙날. 갬 옥영경 2021-04-22 345
665 2020.11.16.달날. 맑음 / 나도 예쁜 거 좋아한다 옥영경 2020-12-16 345
664 2023.11.26.해날. 저녁비 / 김장 이튿날 옥영경 2023-12-05 344
663 2023. 7.17.달날. 해 짱짱 / 아이 어려 계자에 보내는 게 망설여진다시길래 옥영경 2023-08-03 344
662 2022.11. 2.물날. 맑음 옥영경 2022-11-28 344
661 2022. 6.15.물날. 비 옥영경 2022-07-09 344
660 2022. 6. 6.달날.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22-07-06 344
659 2021.12.20.달날. 맑음 옥영경 2022-01-08 344
658 2021.12. 4.흙날. 진눈깨비 살짝 옥영경 2021-12-31 344
657 10월 빈들 여는 날, 2021.10.22.쇠날. 맑음 옥영경 2021-12-10 344
656 2021.10.20.물날. 그런대로 맑음 / 풀을 검다 옥영경 2021-12-10 344
655 2021. 9.22.물날. 비 내리는 오전 옥영경 2021-11-18 34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