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5.쇠날. 흐림

조회 수 350 추천 수 0 2022.08.08 19:09:53


자정에야 방으로 들어오다.

일찍 좀 끝내지 하지만 계자를 앞두면 그게 쉽지 않다.

대신 여러 날 앞당겨서부터 하면 조금 천천히 움직여도 되기도.

그래도 마지막에 이르면 더하고 싶은 것들이 보이기 마련이라

역시나 자정쯤은 그리 늦은 것도 아닌.

 

아침 절에는 달골 풀을 맸더랬고.

학교 보일러실은 학교아저씨가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여러 날 흐렸거나 비가 내렸더랬다.

푹푹 쪘지만 습은 좀 날렸네.

부엌곳간을 지난 연어의 날에는 세세하게 닦지 못했다.

그것도 늘 쓰는 내가 아니라 점주샘이 초벌청소한 걸

재벌청소를 하러 들어가야 하는데 그 틈을 내지 못했던.

계자는, 아이들이 오는 계자는 그럴 수 없다!

마른 식재료들을 죄 꺼내고, 갈무리 해두었던 건나물들도 다 꺼내 정리하고

항아리들을 앞으로 밀어내고 바닥까지 잘 닦아 다시 제자리에 두고,

바닥은 물론이거니와 곳간 바깥 문짝의 창문들도 걸레질하다.

비닐을 담는 쓰레기통도 훤하게 씻어 닦고.

쓰레기통은 쓰레기를 담는 통이지 쓰레기가 아닙니다, 라고 늘 강조하듯.

 

인근 도시로 가서 글집을 찾는다.

다음부터는 조금 일찍 자료를 넘기고 택배로 받기로 한다.

, 그럴 거면 큰 도시에서 좋은 가격으로 글집을 만들 수도 있을 듯하다.

마지막까지 변수들이 있어 계자 코앞까지 가서야 글집을 엮는데

최대한 미리 마감하여 명단을 좀 더 일찍 확정키로.

돌아오며 장을 보고 들어오다.

차가 여느 해보다 가벼웠다.

수박이며 과일, 고기를 부모님들이 맡았다.

계자 부모모임이 생기고 나니 먹을거리들을 서로서로 살펴 나눠주어

어찌나 수월한지!

식단을 짜는 것도.

겹치지 않게 마련할 수 있으니.

오늘도 고맙습니다!”

 

우유랑 요걸트와 식빵은 좀 더 신선했음 좋겠는데,

계자가 모레 시작인데, 이틀이라도 더 늦추어 들이고 싶다.

그러자니 주문만 해두고 들어오는 차편에 실어오면 좋으련.

그때 부모모임이 생각났고, 차편을 수배하다.

문영샘이 챙겨오기로 하다. “고맙습니다!”

 

으윽, 어제는 태우샘이, 오늘의 제욱샘이 탈이 났다.

제가 PCR 양성을 받아서, 계자 참여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 되었네요.

품앗이 한 명의 역할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알기에,

계자 시작 3일 전에 이런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습니다.

다음 번 계자에는 꼭 건강한 몸 상태 유지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거듭 죄송함을 전한 태우샘,

그런데 오늘은 제욱샘의 다급한 연락이라.

접촉자가 코로나 확진이라 혹시나 하고 검사를 받았는데 양성 판정이라는.

증상은 없지만 아이들에게 옮길까 걱정되어 참석이 어렵겠다는.

... 계자야 우리 아이들을 믿고 하는 일이니 그리 어렵겠냐만

아무래도 남자샘이 둘이나 비는 자리라면 다른 샘들이 욕 좀 보겄다.

아직도 코로나19를 지나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는.

 

기질인가 보다. 뭔가 열악하다 싶으면 더한 기운을 내는.

아주 전투적인 계자일 것 같은.

그래도 밥바라지 2호기(윤실샘)가 있으니,

혼자만 할 밥이 아니니 내가 샘 몫으로 더 들어가기로:)

신나겠다!

어여들 오시라!

아니, 벌써 내일일세.

 

교감 휘령샘과 샘들 상황을 점검하며 문자.

계자는 늘 미친계자다:)

나 지금 원고 일부 수정 중.

세상에, 지금 말이지.

이제 접어야지, 세상없어도 연락두절 계자인 걸. 이제 모두 계자 뒤로 미뤄야징

02:42까지 오간 문자였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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