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내리다 아침에야 그었다.

해건지기.

팔단금과 대배와 호흡명상.

 

아침밥상으로 토마토오믈렛과 오이와 간밤에 남았던 두어 가지 바깥 간식과 윤지샘이 내 논 아샷추.

얼음이 담긴 컵에 휘령샘이 사왔던 아이스티를 붓고 에스프레소 1샷 넣고.

 

일수행·1 - 먼지의 나라.

옷방 정리가 예상보다, 하지만 또한 예상대로, 길어진다.

디자인 공부를 한 지윤샘은 옷감에 대해 남다른 생각이 많다.

브랜드도 없고 오래된 면이지만 옛날 옷들이 면이 참 좋다고, 바느질도.

요새 옷들에서 보자면 아쉬운 점이라고.

윤지샘이, 잘 찾아서 입을 수 있도록 상자에 이름들을 또박또박 달아준다.

 

이장님댁에서 다녀가신다.

작은 일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니 나눌 게 생각나셨나 보다.

냉면 한 꾸러미와 육수, 그리고 밭에서 나온 오이와 호박.

덕분에 낮밥은 열무냉면으로.

 

일수행·2 - 풀의 나라

아침뜨락에 들어 풀을 맨다. 세 곳으로 나뉘어져.

맥문동 군락지에 풀을 뽑다. 어제는 마구 뽑으면 됐지만 오늘은 가려서 뽑아야 하는.

그래서 머리 쓰는 풀뽑기였다고들.

머리 묶듯 맥문동 포기를 잡고 그 둘레를 뽑아나가다.

포기가 명확하니 나머지를 뽑으면 되어서 수월키도.

또 한 사람은 각 꽃무더기들의 경계 쪽을 뽑고,

다른 한 사람은 무한대영역 풀을 뽑고.

날씨도 좋고 일도 좋았다고들 했다.

하늘이 거짓말 같이 예뻤어요!”

 

저녁밥상에는 (하얀)싸리버섯 전골이 올랐다.

노란싸리와 빨강싸리도 먹기는 한다. 일주 정도는 물을 갈아가며 독을 없애야.

하얀 싸리버섯은 하루 담가 독을 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들.

어제 캔 도라지도 무치고, 애호박도 볶다.

싸리버섯을 처음 먹는 이는 설사를 한다고도 했는데, 윤지샘은 괜찮을지.

 

예술활동-꽃의 나라’.

패트병으로 꽃을 만드는 작업.

오늘은 다 잘라놓는 일만.

지난여름 아이들 계자에서 했던 것인데,

그건 아이들 작업으로 따로 놓고,

같은 꽃 군락을 만들겠다는 계획.

겨울 아침뜨락에 꽃을 피울 생각으로.

 

하루재기.

곳곳에서 알차게 움직인다고.

같이 평화롭고 마음좋다 한다.

이번 우리끼리 계자 56은 속가지로 나라를 달았다.

좋은 낱말이었다. 생기다, 오르다, 날아라, 올라라, 자라라, ...

윤지샘물꼬 소개할 때 청소에 대해서 옥샘이 꼭 말씀하시잖아요,

모든 물건에는 이면이 있다고.”

걸레통 뒷면을 닦는 거도 물꼬에서 배웠더라고.

지윤샘정리해도 표가 안 나지만, 정리하는 저는 알잖아요. 그래서 더 정성스럽게 하고...”

이곳에 살면서 적잖이 하는 말도 그것일 것이다.

아무리 해도 윤이 안 나지만 하지 않으면 바로 표가 나버리는 낡은 살림,

남들 몰라도 하는 나는 안다!

오늘도 다들 이심전심이라.

 

누리집에 9월 흐름 안내.

달마다 셋째 주에 있는 9월 집중수행이 날을 옮겨 9월 첫주말에(9.3~4) 있고,

917일 낮 2~4시 몸살림택견 특강이,

18일부터 21일까지 설악산 연중 프로젝트 5차 일정(대승령 귀때기청봉 쪽 산오름).

25일에는 낮 2시부터 4시 자녀교육 특강이 지역 도서관에서 있다.

참가 신청인들에게 도서관 측에서 책(<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을 제공한단다.

달마다 넷째 주에 23일로 있는 빈들모임은 한가위 연휴도 있어 9월은 쉬어간다.

사이사이 상담 혹은 또 다른 일정이 들어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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