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21.해날. 맑음

조회 수 364 추천 수 0 2022.09.03 01:41:56


자정에야 집이다!

비로소 달골로 깃들다.

86일 학교로 내려가서 이제야 귀환한.

(엊그제 물이 안 나오는 달골에 하룻밤 지내긴 했었어도.)

며칠째 밤마다 수정하던 원고를 작업하던 곳에서 마저 보고 오려고

오늘밤도 교무실에서 있었네.

결국 못다 보고 싸 짊어왔지만.

01시가 넘어서야 마무리가 되어 좀 전 출판사에 송고.

언제나 시작은 청소라.

한밤에 청소하고 빨래하고.

 

멧골책방에 오지 못했던 중년 부부가 오늘 찻자리에도 걸음을 못했다.

달골 물 사정이 여의치 않아(어제 다저녁에야 새 모터를 달았다!)

이미 물한계곡 민박에 들어왔던 그들이 하루를 더 거기서 묵기로.

돌아가기 전 물꼬에서 차를 마시고 가기로 하였는데,

오늘에야 민주지산을 올랐다가 소나기를 만났다지.

산오름도 예정된 행로에서 벗어나 길어지고 길이 미끄러워 넘어지기도 했다는데,

너무 고생스러워 바로 서울로 돌아가기로 했다는.

물꼬가 어디 가는 거 아니니까 또 오시면 되지.

덕분에 식구들이 좋은 차를 달여내 준비했던 다식과 잘들 마셨더라.

 

맞이준비로 부엌에서 움직이던 참이라

덕분에 손을 기다리던 부엌 일들을 하다.

삭혔던 지고추부터 꺼냈다.

색이 어찌나 곱던지.

너무 짜지 않게 하느라 소금을 좀 덜 넣었더니 꽃가지가 벌써 핀.

뭉그러진 건 빼내고 당장 무쳐두었다. 한동안 좋은 밑반찬이겄다.

계자에서 먹자하던 것인데, 의외로 해놓으면 아이들도 손이 가는,

하지만 찬도 충분했고 그걸 꺼내오는 짬이 안 났던.

싱크대 아래며 못다 했던 부엌청소도 이참에.

옷방으로 발을 옮겨,

우리끼리 계자에서 샘들이 해놓은 정리 뒤의 사는 사람이 해야 할 정돈들을 하고,

곳간의 바구니들에 널부러져 있던 종이들이며 연필이며들 정리하고.

대처식구들은 저녁밥상을 물리고야 나갔는데,

밑반찬들을 좀 해서 보내고.

그 편에 옷방에서 나왔던 옷상자 셋도 딸려 보내다.

아파트에서야 재활용 옷수거함이 늘 있으니.

 

비로소 170계자 글을 이어갈 수 있겠네.

일하는 틈틈이 쓰는 거라 내일 하루로야 어렵겠지만

모레까지는 기록을 끝낼 수 있을.

끝이 보인다.

계자로부터 날이 멀어져 부모님들과 하는 계자 사후통화를 할 수는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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