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나무날. 살짝 비춘 해

조회 수 363 추천 수 0 2022.09.14 08:30:24


올해는 달골 오르는 길의 길섶은 풀을 베지 못했다.

달골 대문께에서 50미터 정도만이라도 훤하고 치고 싶었다.

오후에 예초기가 돌아갔다.

댑싸리비가 매우 잘 쓸렸다.

얼마 전 직접 키우고 만든 댑싸리 비를 들고 보은취회 식구 하나 다녀갔던.

낙엽을 쓰는 데 기가 막힐 거라더니 깎은 풀도 그러했다.

기계 들어온 김에 아침뜨락 너른 곳 두어 공간도 풀을 베다.

나머지는 다 손으로 하는 일이라.

꽃이 드러날 수 있게 풀을 뽑아주고,

고개가 무거워진 수국을 나뭇가지 꺾어 받쳐주고,

옴자 모양이 도드라지도록 가 쪽을 매고,

일전에 겨우 사람 지날 곳만 맸던 곳을 더 넓혀주고,

수로 파고 관 묻느라 들었던 괭이 쥔 김에 지난번 멧돼지 파헤친 구덩이를 이제야 메우고

지느러미길 경사지 아래 물길을 잡아주고,

밥못 위 개나리 울타리 너머 풀들을 잡아주고.

 

아침뜨락의 지느러미길 가 비탈 쪽으로 겨울에도 질 일 없는 꽃도 꽂았다.

글루건으로 허술해진 꽃술을 다시 붙이고, 꽃대를 잡아주고, 철사를 잘라내고.

170계자 뒤 남은 윤지윤(윤지샘 지윤샘)과 우리끼리계자 엿새를 하고 남은.

그때 잡은 예술활동이 꽃의 나라’, 페트병을 잘라 꽃 만들기.

지난겨울에도 아이들과 그리 놀았다.

그런데 한껏 저마다 핀 꽃 말고 한 무더기 같은 꽃을 만들고 싶었던.

그리하여 데이지 꽃밭이 되었더라.

여기도 표딱지 하나 붙여야겠네, 하하.


제목

데이지 꽃밭

학년

2학년 8반 박윤지, 3학년 1반 최지윤

제출

2022. 8.26.쇠날

지도교사

옥영경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102 2020. 9.27.해날. 흐림 옥영경 2020-11-15 333
6101 2021. 9.24.쇠날. 맑음 옥영경 2021-11-24 333
6100 2021.11.18.나무날. 달빛 좋은 밤 / 수능 옥영경 2021-12-23 333
6099 2021.12.17.쇠날. 한파주의보 옥영경 2022-01-08 333
6098 2022. 4.30.흙날. 흐림 옥영경 2022-06-09 333
6097 2023. 7.14.쇠날. 비 옥영경 2023-08-03 333
6096 2023. 9.19.불날. 오후 흐림 옥영경 2023-10-01 333
6095 2020. 5.15.쇠날. 흐리다 비 / 깜짝 출판기념 옥영경 2020-08-10 334
6094 2020.11. 7.흙날. 맑음 / 땔감 옥영경 2020-12-15 334
6093 2021. 3.29.달날. 말음 옥영경 2021-05-05 334
6092 2021. 4.10.흙날. 말음 옥영경 2021-05-06 334
6091 2021. 5.21.쇠날. 비 살짝 옥영경 2021-06-22 334
6090 2021. 7.11.해날. 구름 옥영경 2021-08-07 334
6089 2021. 8. 2.달날. 창대비와 억수비와 소나기 사이 옥영경 2021-08-12 334
6088 2021.11.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1-12-30 334
6087 2022. 6.21.불날. 가끔 먹구름 드리우는 옥영경 2022-07-11 334
6086 2022. 8.24.물날. 비 내리다 오후에 긋다 옥영경 2022-09-07 334
6085 2022. 9.25.해날. 맑지 않은 / 작가초청강연 옥영경 2022-10-04 334
6084 빈들 여는 날, 2020. 4.25.흙날. 맑음 옥영경 2020-08-04 335
6083 2021. 5.26.물날. 보름달, 구름에 설핏 가린 옥영경 2021-06-22 33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