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나무날. 살짝 비춘 해

조회 수 356 추천 수 0 2022.09.14 08:30:24


올해는 달골 오르는 길의 길섶은 풀을 베지 못했다.

달골 대문께에서 50미터 정도만이라도 훤하고 치고 싶었다.

오후에 예초기가 돌아갔다.

댑싸리비가 매우 잘 쓸렸다.

얼마 전 직접 키우고 만든 댑싸리 비를 들고 보은취회 식구 하나 다녀갔던.

낙엽을 쓰는 데 기가 막힐 거라더니 깎은 풀도 그러했다.

기계 들어온 김에 아침뜨락 너른 곳 두어 공간도 풀을 베다.

나머지는 다 손으로 하는 일이라.

꽃이 드러날 수 있게 풀을 뽑아주고,

고개가 무거워진 수국을 나뭇가지 꺾어 받쳐주고,

옴자 모양이 도드라지도록 가 쪽을 매고,

일전에 겨우 사람 지날 곳만 맸던 곳을 더 넓혀주고,

수로 파고 관 묻느라 들었던 괭이 쥔 김에 지난번 멧돼지 파헤친 구덩이를 이제야 메우고

지느러미길 경사지 아래 물길을 잡아주고,

밥못 위 개나리 울타리 너머 풀들을 잡아주고.

 

아침뜨락의 지느러미길 가 비탈 쪽으로 겨울에도 질 일 없는 꽃도 꽂았다.

글루건으로 허술해진 꽃술을 다시 붙이고, 꽃대를 잡아주고, 철사를 잘라내고.

170계자 뒤 남은 윤지윤(윤지샘 지윤샘)과 우리끼리계자 엿새를 하고 남은.

그때 잡은 예술활동이 꽃의 나라’, 페트병을 잘라 꽃 만들기.

지난겨울에도 아이들과 그리 놀았다.

그런데 한껏 저마다 핀 꽃 말고 한 무더기 같은 꽃을 만들고 싶었던.

그리하여 데이지 꽃밭이 되었더라.

여기도 표딱지 하나 붙여야겠네, 하하.


제목

데이지 꽃밭

학년

2학년 8반 박윤지, 3학년 1반 최지윤

제출

2022. 8.26.쇠날

지도교사

옥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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